방충망 너머로 배웅하는 아빠

<아빠> 뇌경색에 걸린 아빠와 딸의 이야기

by 정겨움

서울에서 내려온 딸내미가 택시를 타고 간다고 일어서면 아빠는 현관에서 볼에 뽀뽀를 쪽 하곤,

얼른, 재빨리, 최대한 빠르게 뒤돌아 선다.


절뚝절뚝 빠르게 걸어서 딸내미를 한 번 더 볼 수 있는 바깥 방 창문으로 가기 위함이다.


아빠는 방충망에 얼굴을 붙이고 손을 흔든다. 2번을 보고 20번을 뒤돌아봐도 늘 그 자리에 서 있다. 손을 입술에 대고 쪽~ 하트를 날리면, 아빠도 따라서 아빠의 손을 입술에 대서 쪽~ 하트를 날려준다.


건강하셨을 때 아빠가 날 기다려 줬던 기억은 없는데, 아프고 난 후 아빠는 늘 나를 기다리고 끝까지 지켜보는 사람이 되었다. 병원에 입원해서 재활치료를 받을 때도 집에 간다고 하면 성치 않은 걸음걸이로 엘리베이터 앞, 또는 병원 정문 현관까지 고집스럽게 나왔다. "아빠 나 갈게"하고 돌아서면 흔들 수 있는 왼손으로 손을 연신 흔들어 줬다. 걸어가다 뒤돌아보면 항상 그 자리에서, 내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흔들고 반히 쳐다보고 있었다.


아빠가 사는 집 건물의 반대편에 있는 창가는 내가 터미널로 가기 위해 택시를 타는 길이 있는 곳이다. 그 창가로 아빠는 정말 빠른 걸음걸이로 이동한다. 방충망 너머로 한쪽 손을 연신 흔들며 조심히 가라고 인사하는 것이다. 손을 흔들며 활짝 웃는 아빠의 모습을 나는 죽을 때까지 못 잊을 듯싶다.


날 울리는 아빠의 모습 중 하나.

오늘도 눈에 깊이 담고 돌아섰다.



IMG_4355.JPG 한 손을 흔드며~ 개나리처럼 늘 활짝 웃어주는 나의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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