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뇌경색에 걸린 아빠와 딸의 이야기
누군가에게 1번이 된다는 것.
단축번호 1번이 된 덕에
하루에도 다섯여섯번 아버지는
전화를 누르고 말이 없으시다.
오늘은 아버지가 내내 우셔서
마음이 좋지 않았다.
태산 같던 등이 휘어 들썩이고
불호령만 내던 눈에선 눈물이 쏟아지는데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아버지가 짊어져야 하는 아픈 삶의 무게.
나는 아버지가 받아들이고 담담해지길 바라나보다.
그럴 수 없음을 알면서 머리로 그게 현명하다고 생각하나보다.
"30만원보다 더 용돈을 드릴 순 없어요."
야무지게 말했다. 참으로 야무졌다. 얄밉게도.
내가 아버지를 위해 쪼갤 수 있는 시간과
돈의 총량. 그건 단축번호 1번과는 무관한가보다.
얼마나 이기적인 딸인지 잘 알기에
이런 끄적임도 낯뜨거운 11월의 차가운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