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발로 서서 샤워할 때 난 아빠 생각이 나.

<장애인> 뇌경색에 걸린 아빠와 딸의 이야기

by 정겨움



두발로 서서 샤워를 하면서 이렇게 쉬운 두발 서기가 안 되는 아빠는 얼마나 답답하고 당신이 초라하실까 생각했다.


몸의 반을 쓸 수 없다는 것은 참으로 모진 일이다. 손으로 돌려서 여는 뚜껑(치약, 음료수 등)을 혼자 열 수 없고, 입을 사용하지 않으면 티셔츠 하나 제대로 입을 수가 없다. 무엇보다 고역은 서양식 테이블이 없어 바닥에 앉는 좌식 식당에 갈 때다.


- 의자에 앉는 테이블 없나요?

- 네. 없는데 어쩌죠..


우리 강 사장님은 포기가 없다. 다른 곳으로 가자고 해도 고집을 부린다. 앉을 때는 그나마 어떻게든 하겠는데, 80킬로가 넘는 거구의 아빠를 내 힘으로 일으켜 세우기란… 후…. 온몸이 땀으로 흥건하게 젖어 아빠를 부축한다. 조금이라도 불편하게 부축하면 “에이씨~" 곧바로 질타를 받는다. 온돌방으로만 구성된 식당이 이렇게 이기적일 수 있음을 아빠가 아프고 나서야 알았다.


첫눈이 곧 온다는데 아빠는 지금이 여름이란다. 내 이름이 김정일이라니 할 말 다했다.


-괜찮아. 아빠 다 잘될 거야!


오늘 병원에서 내내 그 말만 하고 왔는데

사실은 나 자신에게 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내일은 아빠랑 커피숍을 가야겠다.

울 아빠는 커피 뭘 좋아하시려나?




한 발로 서는 삶은 상상조차 못했는데 말야.
참 요지경인 삶이야 그치? 아빠?
아빠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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