윗선 영업? 실무자가 먼저!

영업 성공 노하우 : 프로젝트 기획서, 실무 담당자 손끝에서 시작된다!

by 포레스트

# 영업이 딱 체질, 고사빠!

'내가 생각해도 영업이 딱 체질!' 이라며 고객사를 신줏단지 모시듯 아침저녁 들 나들던 시절이 내게 있었다. 주변에서 나를 가리켜 고객과 사랑에 빠졌다고 '고사 빠'라 불렀고, 어떤 이는 종교에 빠진 듯 그리 전도한다고 해서 '전도사'라 불렀다. 그 시절 나는 고객이 매일 보고 싶고, 듣고 또 들어도 궁금해서 안달이 났었다.


고객님을 만나면 침 튀며 설명하는 건 기본이고 '고객님 상황을 들어보니 정말이지 이 솔루션이 딱이라며! 마법이라며!' 혼을 쏙 빼고 이야기하곤 했다. 고객 한분이라도 단 한 번이라도 더 만나, 좋은 것을 알리는 그들의 문제를 같이 해결하는 기쁨으로 뛰어다니던 시절이었다. 덕분에 6개월도 안돼 구두 신발창이 닳아 빗물이 새곤 했었다.


사람들이 이야기하길 '네가 앉은자리는 지붕이 뚫려서 하늘에서 비가 줄~줄 내린다' 했다. 이때쯤 별명이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였던 이유는 신나서 일하는 나를 지켜본 사람들이 '내 정성이 하늘을 뚫는다'해서 붙여졌던 기억이다. 영업실적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계속 오르던 때에는 '혼천 일체'라며 '네가 파는 게 아니고 하늘에서 팔아 주는 거다!'고들 했고 실제로 그랬다


진심을 다해 열심히 뛰다 보니 내 마음을 알아주는 고객들이 하나 둘 생겨났다. 담당자로서의 어려움, 고객 내부 사정이 어떠한지,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뭐가 필요한지? 등 고맙게도 이야기보따리를 풀기 시작했다. 고객과 몇 날 며칠을 같이 고민하고 해결한 일명 '허심탄회 프로젝트'들은 어려움이 있어도 술술 풀려 일정 안에 잘 마무리되곤 했다.


# 윈윈게임의 시작

프로젝트가 기일 내에 잘 마무리된다는 것은 담당자에게도 나에게도 의미가 크다. 담당자는 좋은 상품과 서비스를 선정해서, 적기에 적절한 리소스를 잘 끌어내어 내가 속한 회사와 본인의 성과를 높일 수 있다. 나는 영업으로서 제대로 된 상품을 고객사에 요구사항에 맞춰 잘 서비스함으로서 고객에게 부가가치를 줄 수 있다. 그로서 담당자와 나는 서로 WIN WIN Game, 윈윈게임을 하게 된다.


프로젝트를 잘 마무리한다는 것은 영업의 끝이자 다른 시작을 만드는 아주 중요한 덕목이다! 나에게 첫 WIN WIN 프로젝트는 'L사 L7 스위치 프로젝트'다. 이 윈윈 게임의 법칙을 잘 지킨 덕분에 담당자부터 임원까지 모두 가족같이 대해주는 믿고 가는 관계가 되었고, 수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좋은 관계가 유지되고 있다.


# 윗선만 커버? 참담한 결과!

때는 바야흐로 가을 초입, 얼마 전 성공리에 마친 '가상화 프로젝트' 완료보고를 끝으로 다음 프로젝트를 협의하러 들 나들던 어느 오후였다. 출출할 때쯤 되었지 싶어 근처 빵집에서 빵을 한 다발 사들고 들어갔고, 늘 그렇듯 담당부서는 물론, 입구에 계신 경비 아저씨, 그리고 주변 부서 분들과도 함께 나누었다. 반가운 손님 오셨다며 담당자가 내놓은 따순 차 한잔 가운데 놓고 마주 앉았고 내년 예산에 대해서 논의를 막 시작했다.


바로 그때였다. 저 멀리서 멀쑥하게 차려입은 한 남자가 성큼성큼 다가오더니, 우리 테이블 바로 옆을 지나갔다. 큰 덩치 탓인지 훅~하고 바람을 만들더니 그렇게 그는 임원 책상 앞으로 가서 섰다. 엄중했던 그의 얼굴은 빠르게 미소로 바뀌더니 깍뜻하게 인사하고 임원석 앞에 앉아 이야기를 시작했다 소곤소곤...


차 한잔 사이로 나와 마주하던 담당자 이마가 찌프러지는 걸 보고, 물었다. '누구예요?' 담당자는 내키지 않는 듯 심드렁 답한다 '있어요'. 나는 때를 놓치지 않고 또다시 묻었다 '외부인 같은데 너무 멀쑥한 게 누군가 궁금하네요! 여기 저런 분 안 계신데^^'. 한번 더 질문하기를 기다렸다는 내쪽으로 몸을 기울이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아 그게 말이죠, A 社인데 늘 임원만 찾아요. 여기 있는 우리는 모른다~ 일색이에요. 일은 우리가 하는데 말이죠! 들어올 때 보셨죠? 이따 나갈 때도 함 보세요. 그렇게만 하라 해요, 우리도 지 아는 척할 이유 없죠!’ 뽀로통~ 이 고객 얼굴 본 지 3년 만에 처음 보는 표정에 더 이상 안 물어도 이야기 알듯한 싸~하고 묘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긴 이야기 짧게 마치고, 우리의 원래 주제인 내년 예산안으로 돌아와 한참을 이야기하다 보니, 멀쑥한 그 양반 이야기가 끝났는지 임원과 마무리 인사를 하고 있었다. 마무리 인사를 하는가 보다! 했더니 바로 미끄러지듯 자리를 빠져나갔다. 고객이던 손님이던 같은 공간에 앉아있던 다른 사람은 안하무인, 오직 임원만 사람인양 그렇게 접촉하고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간 것이다. 알고 보니 차세대 방화벽으로 유명한 A사 임원이었고, 조만간 있을 RFP (제안요청서) 이야기를 듣고 레벨 맞춰 찾아왔던 터였단다.


# 제안의 핵심

RFP, 제안요청서는 고객 입장에서 제안에 참여하는 제안사에게 기대하는 바를 상세하게 기술한 문서이다. 고객사의 현재 상황,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서 필요로 하는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요구사항들이 정리되어 있다. RFP를 받은 제안 사들은 고객사인 '갑'사를 대상으로 '을'로서 본인의 상품과 서비스를 최대한 기술해서 요청에 부합하는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한다. 제안을 받는 고객사 입장에서는 RFP를 준비 & 제시하기까지 많은 공부와 고민을 하게 된다. 작게는 기술적인 스펙에 부합하는지부터, 프로젝트가 성공하기 위해서 상품과 서비스의 시장 포지셔닝은 물론 과정에 함께하는 사람들의 역량과 경험까지도 보게 된다. 제안에 참여한 제안 사는 누구보다 내가 그것을 잘 해낼 것이라는 확신을 주고, 의미 있는 근거를 제시해야만 한다.


그해 11월, L 고객사에서 '차세대 L7 방화벽 구축'에 대한 RFP가 나왔다. L고객사는 대기업 그룹에 속해 있으면서 마더 컴퍼니로 업계에서 중요한 포지셔닝을 가지고 있다. 이 프로젝트를 수주한다는 것은 당장의 프로젝트도 물론 중요하지만, 같은 그룹 사내에 고객사는 물론, 외부적 으르도 많은 잠재고객을 가져올 수 있는 기회로 연결되기 때문에 제안하는 제안서 입장에서 꼭 수주하고 싶어 했다. 상황이 상황인지라 업계에서 유명하다는 설루션 사들은 모두 제안에 참여했다. 결과부터 이야기하자면 지난가을, 찻잔을 사이에 두고 미리 예산을 협의하던 내가 수주하게 된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실제 기획서를 쓰고, 업무를 담당하는 담당자를 미리 만나, 고객 상황을 미리 파악했고 그와 함께 꾸준히 협의해 온 덕분이다.


# 아름다운 결과는 그냥 오지 않는다?...!

아름다운 결과는 그냥 오지 않는다. 의미심장한 프로젝트 수주도 수주할 때 잠깐 좋았다. 그리고는 구축하느라 고객사 상주하고, 장애로 밥 먹듯 야근하고, 주말 반납에 대책회의 그리고 해결, 그렇게 그해 가을이 지나갔다. 12월 초 성공리에 구축을 마무리할 수 있었고 믿고 같이 할 수 있는 파트너가 되자, 한 팀으로 대우받았다. 그 해 겨울 L사 정보전략팀 워크숍에 초대받았고, 흔쾌히 참석해서 족구에 저녁에 모닥불 그리고 노래방까지! 그렇게 L사의 방화벽은 구축을 성공리네 완료되었다.


'노여운 고객, 지옥까지 따라간다'는 이야기가 있다. 담당자가 레벨에 따라 '마지막 의사결정자 역할'은 못할 수 있지만 '안 되도록 하는 결정적인 1인'이 되기에는 충분하다. 윗선 영업 (High Level Coverage)가 중요하다는 이유로 오직 임원만 커버하는 것은 오히려 불이익을 초래할 수 있다. 윗선 커버리지를 하는 것은 늘 좋은 전략이 될 수 있으나 담당자를 같이 커버하는 경우에 더욱 강하게 작동한다. 정작 품의서를 기획 & 기안하고 보고서를 마무리하는 일은 담당자 손끝에서 이루어진다. 명심하라! 커버리지는 실무로 시작해서, 윗선까지 촘촘하게 가져가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 전략적 영업, 윗선에 담당자 노출시키기

담당자와 접점을 시작하되, 영업으로서 고객사 임원을 만날 때는 담당자를 적절하게 노출시키고 하이라이트 시키는 센스가 필요하다. 담당자가 업무 중에 보여준 역량과 태도에 대해서 사실에 입각해서, 임원에게 적절하게 노출시키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담당자가 동석하는 자리라면 이런 이야기를 하기에 더욱 좋은 타이밍이 된다. 과정에 성실과 신의를 지켜준 담당자에 대한 도리이기도 하지만 영업적으로도 내 편으로 만들 수 있는 나이스 한 방법이다.


본인의 업무 능력을 나를 대신해서 내 상사에게 어필해 줄 수 사람이라면, 담당자 입장에서도 충분히 성실하게 임해야 할, 의미 있는 파트너가 된다! 물론 근간은 WIN WIN 하는 경험을 기반으로 서로에 대한 신뢰가 바닥에 깔려 있어야겠다. 이런 계기를 가진다면 꾸준하게 성장할 담당자는 감사한 마음을 간직할 것이고 언젠가 미래에 '나의 코치'가 되어줄 가능성까지 가져갈 수 있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영업의 기본이 있다.

윗선만 보지 마라, 단일 영업기회에 대한 기획, 실무 담당자 손끝에서 시작된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