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디톡스 D-1일] 내맘 ‘깜장 봉다리색’

8월 9일 : 디톡스를 준비하는 까만마음

# 더 비움 전야제

일요일 아침 9:02, 홍반장의 유동식 샘플 사진이 제일 먼저 올라온다. 굿모닝~ 하면서 단호박, 당근, 콩 삶아서 갈았다는 노랑물과 과일이라고 알려준다. "허걱~ 이것만 먹고 버틴다고?" 안 그래도 어젯밤 kick off 후 자신감 바닥인데 "아차~" 가슴에 번갯불이 가슴을 찌른다.


[홍반잔의 아침 "허걱~ 이것만 먹는다고라?]

                                                     

샘플을 본 후의 '공허함'은 나만의 느낌이 아니었던 듯하다! 다들 한 마디씩 거드니 카톡방이 시끄럽다! 더 비움은 내일부터 고 오늘은 마지막을 즐기자~는 분위기로 반전! 누군 고기를 잔뜩 시켰다 하고, 누군 비빔면과 이별식, 누군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는 커피와 빵 한 조각 아침 리추얼과 이별 식중이라 하고, 어떤 멤버는 라면과의 이별 그리고 그 와중에 빗속을 뚫고 장 보러 가는 분까지, 아주 다양한 현장이 실시간으로 올라온다. 하루 종일 카톡 카톡~ 폭우 소리만큼이나 시끄럽다.
                           

[멤버들의 이별식]

# 비움을 위한 장보기

그러다 홍반장의 결명자 끊이는 사진과 함께 분위기는 겨우 환기된다. 아침 일찍 문 앞에 아보카도 도착 현장과 함께 다양한 쇼핑 소스 내용들이 꼬리를 물고 올라온다. 그렇게 시끄럽게 점심으로 넘어가고 홍반장의 점심 사진이 올라오자 쩜쩜쩜.. 모두들 숙연해진다. "에고게? 이걸 먹고 견뎌야 하는고얌?"         

[홍반장의 점심, 내겐 느~무 가벼운 식사?]

                                                 

어제 ~ 오늘, 쉴 새 없이 올라오는 대화를 보면서 나는 말을 아끼고 있다. 홍반장과 심코치가 열심히 코멘트를 해주고 있지만, 아직은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다! 그래도 약속한 이상, 철철 넘치는 의무감에 가만히 있을수가 없다. 느지막한 오후나절 둘째 손을 잡고 시장으로 돌진 "디톡 준비하러 가즈아~"


시장은 이미 해 떨어진 지 오래로, 일요일 저녁이라 그런지 이미 문 닫은 상점들이 상당히 많다. 그러다 보니 떨이 파는 분위기로 행인들 걸음을 재촉한다. 급한 대로 둘째한테 메모해온 준비물들을 부르라며 야채 집 과일집에 이어 두부집을 순서대로 탐방한다. 검은 봉지가 두 손 가~득 쌓여가니 발걸음도 무거워진다. 이놈의 차는 왜 그리 멀리 세웠던지? 살짝 원망도 해보지만 때는 이미 늦었음을 알기에 닥치고 걷는다!  


# 비움을 대하는 내 마음 색깔 '깜장 봉다리색'

비움을 위한 장보기, 여느 때 마음 같지가 않다! 마음에 빨주노초파남보 색깔이 있다면 오늘 내마음은 분명 ‘깜장 봉다리 색’ 딱 그것이리라! 앞으로 한 달, 오늘처럼 준비하고 헤매며 하루 세끼를 꼬박 준비해야 한다니, 생각만 해도 마음이~ 깜장 봉다리로 변한다 시.커.멓.게


어쨌거나 시간은 흐르게 되어 있고, 약속했기에 비움의 시간은 오게 되어 있다. 누가 시켰으면 시도나 했을까? 당근 못한다 아니 안한다 했겠지! '자발'이라는 미명하에 스르로 당차게 다짐해본다! 내 몸을 위하는 귀한 시간 "난 할 수 있다 아자~"

매거진의 이전글 [디톡스 D-2일] R U Ready?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