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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토파즈 Dec 05. 2019

고마워요, 브런치 팀!

에세이 #08


6개월 동안 매일 쓰자.


브런치 작가로 선정되고 글을 발행하기 시작했다. 나는 6개월 동안 일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길든 짧든 글을 남긴다는 루틴을 만들자고 결심했다. 매일 읽고 쓰고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고 싶었다. 1분이든 10분이든 밀도 있는 시간을 가져야 대체로 허비하는 시간 없이 하루를 보낼 것 같은 막연한 감각이었다. 물론, 나는 버틀랜드 러셀의 책 '게으름에 대한 찬양'을 재미있게 읽었고 게으름은 마치 나에게 있어서는 DNA와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사실 매우 게으른 편이다. 게으르게 보내는 시간은 그 시간대로 보내더라도 매일 쓰자. 매일 써야지 라고 생각하고 결심하고 비장하게 접근하는 순간 일이다. 그냥 쓰면 된다. 모든 일에 의미부여를 하면 피곤해지는 것이기 때문에.

 


어느 날, 갑자기 조회수가 높아지고 좋아요 알림이 울리기 시작했다. 왜 그렇지?라고 생각하고는 브런치에 들어갔다. 사무실에서 일하는 시간이었기 때문에 빨리 확인하고 폰을 내려놓았다. 그런데 브런치가 추천하는 글에 글이 올라가 있었다. 놀라웠고 즐거웠다. '초보 세신사를 만난 적 있나요?'라는 글은 내 경험이다. 아내가 임신하고 우리에게는 첫 딸이 태어났다. 딸이 태어나기 전후로 몇 달은 약간의 긴장 상태에 있었다. 그 긴장 상태가 끝나가고 약간의 여유가 있을 때 찾았던 공중목욕탕에서 겪은 일이었다. 아직도 생생하다. 부자연스러웠던 세신의 경험이. 


<브런치 페이지에 오른 글을 캡처했다. 오로지 자랑하고 싶은 마음에>


고마워, 브런치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유쾌함을 남겨놓고 싶기 때문이다. 그리고 AI가 아니라면 브런치 팀이 내 글을 읽고 공감해준 것에 고마움을 표현하고 싶었다. 브런치 팀에서 일하는 그 누군가도 매일 하는 일이 있을 것이다. 하루에 올라오는 수많은 글을 읽고 살핀다면 그것이 아무리 글을 사랑하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녹록지 않은 일이 아닐까? 같은 직장인의 시각으로 접근할 때 제일 싫어하는 부류의 사람은 미안한 것을 미안하다고 말하지 않고 고마운 것을 고맙다고 말하지 않는 사람이라 나는 고마운 것은 고맙다고 표현하고 싶었다. 



'아내는 고마운 것은 고맙다고 미안한 것은 미안하다고 말한다.'


사실 고맙다는 말과 미안하다는 말에 인색한 사람이 있다. 나처럼. 아내와 결혼하고 지내면서 최근에 크게 깨달은 한 가지는 '고마운 것은 고맙다고. 미안한 것은 미안하다고 말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만 표현해도 우리네 삶에 많은 갈등을 많이 줄일 수 있다. 아내는 그런 사람이다. 결혼 생활은 좋든 싫든 한 사람의 일상을 끊임없이 들여다보게 된다. 사람의 진짜 모습은 대체로 어떤 상황에 대한 반응으로 나타나는데 아내는 반응이 크지는 않지만 일관된 사람이다. 반찬 한 두 가지를 받든 김장 김치 한 박스를 받든 언제나 비슷한 톤과 마음을 담아서 고맙다고 말한다. 동일하게 다른 사람을 불편하게 했거나 약속시간 5분이 늦더라도 비슷한 톤과 마음을 담아서 미안하다고 말한다. 옆에서 볼 때마다 참 한결같다는 생각을 한다. 반면에 나는 언제나 감사와 미안함을 표현하는 크기가 다르다. 큰 것에는 크게 작은 것에는 작게. 그 기준은 나에게 얼마나 필요했는가 이다. 어찌 보면 둘 다 일관성이 있다. 서로 다른 측면에서.


그래서 고맙다고 말하는 것이다. 고마워요! 브런치 팀에서 내 글을 선택해서 메인에 올려주신 그 누군가에게. 최소한 하루 이상 저에게 큰 기쁨이었고 자랑거리였다는 것을 명명백백하게 밝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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