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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함은 경이롭다.

타인의 '꾸준함'에 찬사를 보낸다.

by 문하현

종종 뉴스를 아무 생각 없이 휙휙 넘기다 보면, 본인만의 결실을 이룬 사람들의 이야기가 허공에서 빙빙 돌던 손가락을 멈추게 한다. 그들만의 성공스토리는 인터뷰어의 각색이 들어가 한껏 과장되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언제나 그랬듯, 중요한 건 눈에 보이는 결과다. 우리는 인지적 한계로 인해 즉각적으로 나타나는 결과만을 자연스레 눈여겨보게 된다.


원대한 목표에 도달하는 데 필요한 다른 요인들도 무시할 수는 없지만, 이들에게서 쉽게 찾아낼 수 있는 요인은 경이롭다고 표현할 만한 '꾸준함'이다. 꾸준함은 길고 끝없는 노력들 중에 결실을 맺기 위한 필요조건이다. 조금도 예측할 수 없는 앞날을 바라보며 꾸준히 노력하지 않았다면, 황금빛 결실을 손에 쥘 수 없었을 테니까.


자기 계발서의 베스트셀러들을 조금만 들여다보면, 많은 저자들이 빼놓지 않고 강조하는 건 바로 꾸준함이라는 걸 금세 간파할 수 있다. 꾸준함의 중요성은 말이나 글을 통해서 식상하게 여겨질 만큼 역설되어 왔다. 누구나 꾸준함에 대해 자신 있게 말하거나 글을 써낼 수 있는 탓에, 자칫 잘못하면 말만 번지르르한 이상을 어떠한 한계도 없이 풀어놓는 일에 그치고 말 수도 있다. 하지만, '실천하는 과정'을 매 순간 두 눈으로 목격하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우리는 언어라는 간접적인 형식을 통해서만 피땀으로 얼룩진 꾸준함을 마주할 수 있을 뿐이다.


결실을 맺은 이들의 꾸준함을 상상하니 일순간 나 자신이 초라해지는 느낌에 휘청이듯 빨려 들어갈 뻔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일상의 '꾸준함'도 충분히 경이롭다는 생각이 잠시 침잠했던 마음을 다시 끌어올렸다. 내가 지금 직장에서 1인분의 자리를 굳건히 지킬 수 있는 이유는 매일 꾸준히 출근하기 때문이다. 자산의 인플레이션 헷지를 목적으로 주식을 투자하며 지금까지 원금을 잃지 않을 수 있던 이유는 간간이 경제 시황을 꾸준히 파악한 덕분인 것 같다. 브런치 게시물의 개수가 날이 갈수록 늘어나는 것도 성찰을 통해 얻은 생각들을 꾸준히 글로 정제해야만 가능한 일이다. 어느새 내 삶이 틈틈이 쌓아 올려져 쉽게 무너지지 않겠다는 생각에, 나는 다시금 경이를 만끽할 수 있었다.


'꾸준히' 살아가지 않으면 우리의 일상은 한순간에 무너지고 만다. 크게 꾸준히 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체념할 수도 있겠지만, 생각보다 우리는 꾸준하게 하고 있는 일이 있다. 어떤 형태의 꾸준함을 찾든, 나의 꾸준함에 경의를 표하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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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토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