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hn Pizzarelli

It's Only A Paper Moon

by 달빛소리


"니치(niche)"란 원래는 생물학 용어였지만, 경제학·마케팅 분야에서 널리 사용되는 개념으로 “틈새”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니치 시장(Niche Market)은 작고 특수한 소비층을 겨냥한 시장을 말하며, 니치 장르(Niche Genre)란 일반 대중보다는 특정한 소수 집단에게 열광적인 지지를 받는 장르를 뜻한다.

1930~40년대의 스윙 시대에는 댄스홀에서 재즈가 팝 음악이었고, 엘라 피츠제럴드나 듀크 엘링턴은 대중 스타였지만 비밥 이후, 재즈는 음악적으로 높은 예술성을 갖게 되면서 대중성은 점정 상실하게 되었다. 즉흥 연주(improvisation)는 연주자 개인의 창의성과 테크닉이 그대로 드러나는 예술 행위였고 코드 진행, 리듬, 구조 등 모든 음악적 요소에서 끊임없는 실험과 발전에 클래식 음악과 비견될 정도로 깊은 이론적·기술적 기반을 갖추게 되었다. 재즈는 점점 더 복잡하고 실험적인 음악이 되면서 대중과의 간극이 벌어졌고 현대에 와서는 “니치 장르”로 남아 대중성보다는 예술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재즈는 점점 대중성을 상실해 가면서도 Harry Connick, Jr., Diana Krall, Norah Jones, Michael Bublé, Chris Botti 등의 연주자들이 대중음악과 재즈사이의 간극을 잘 조율해 상당한 대중의 호응을 이끌어 내고 있지만 너무 팝음악에 희석되어 재즈 본연의 색채가 희미해졌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John Pizzarelli는 대중음악과 재즈의 경계에서 재즈의 농도를 조금 더 짙게 하면서 대중적으로도 꽤 성공한 가수이며 연주자이다. 조금 더 쉽게 말해 재즈와 팝과의 스펙트럼에 이전 열거한 뮤지션이 팝에 더 가깝다면 Pizzarelli는 재즈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그는 Nat King Cole의 재현을 넘어서, 감성적이고 정제된 자신만의 재해석자이며 Sinatra나 Tony Bennett의 계보를 잇는 듯한 유연한 톤을 지닌 보컬리스트이다. 또한 기존 6현 기타에 위쪽으로 저음을 더 추가한 형태의 7현 기타 사용하여요 더 풍부한 하모니와 베이스 라인을 동시에 연주해 자신만의 뚜렷한 스타일을 가지는 연주자주이다.


아버지 Bucky Pizzarelli가 재즈 기타 리스여서 자연스럽게 여섯 살 때 기타를 배우기 시작했고 대학 시절에는 트럼펫도 연주했다. Nat King Cole에게 가장 많은 영감과 영향을 받았다고 하며 Dear Mr. Cole과 PS Mr. Cole 앨범을 발매하여 그 영향을 기렸다. Dear Mr. Sinatra 음반에서는 Frank Sinatra를 Sinatra & Jobim 음반에서는 Frank Sinatra와 Antônio Carlos Jobim의 감사에 대한 헌정 음반을 발매했고, 비틀스의 Paul McCartney가 자신의 덜 알려진 곡들을 Pizzarelli의 재즈 스타일로 재해석해보는 것을 제안하여 Midnight McCartney 음반을 발매했었다.


Pizzarelli의 It's Only A Paper Moon 유쾌한 카운딩과 함께 기타, 피아노, 베이스 악기 구성으로 시작한다. 조금은 가볍고 쿨한 음색은 마치 청중에게 말을 걸듯 자연스럽고, 가사의 내용은 잘 몰라도 낙천적인 정서가 유쾌하게 전달되는 느낌이 든다. 프레이징이 스윙 리듬에 절묘하게 맞물려, 마치 악기처럼 연주하는 보컬 같고 반주 중간중간 Pizzarelli의 기타는 익살스러운 악센트를 주어가며 연주하고 있다. 이 곡에서도 Pizzarelli는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7현 기타를 사용하여 기타로 베이스 라인과 코드 컴핑을 동시에 연주하고 있다.


솔로에서도 유머 감각을 포함시켜 가며 기교보다 멜로디에 충실한 연주를 하고 있으며 이후 등장하는 Ray Kennedy의 피아노는 Pizzarelli의 부드러움을 받쳐주는 추진력같이 느껴지고 단순한 컴핑이 아닌, 유기적인 대화와 대비의 주체로 느껴진다. 곡에 대한 일관되게 느껴지는 이미지도 그렇고 Pizzarelli 자체도 뉴욕 깍쟁이(실제 뉴욕 거주) 보다는 친근감으로 유쾌하고, 익살스럽고, 푸근하다.


John Pizzareli를 Nat King Cole이나 Frank Sinatra, Mel Torme와 비교하기에는 좀 무리가 있다, 솔직히.

그리고 그의 기타를 Jim Hall이나 Joe Pass와 비교하기에는 더 많이 아쉽다, 아주.

그렇지만 그냥 가볍게 폄하하기에는 Pizzareli 나름의 높은 음악적 퀄리티를 유지하고 있다.


지나친 이름값에 한껏 기대를 갖고 마신 와인에 대한 실망보다는 기대하지 않고 마신 데일리 와인이 기대 이상의 풍미와 다양한 향이 디테일하게 다가오는 느낌의 연주자이며 보컬리스트이다.

쟁여놓고 매일 마셔도 좋고, 누구에게 추천해도 기대 이상의 반응을 보이는 그런 와인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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