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간에서 인심 나던 시기, 모든 게 다 잘 될 것 같던 낙관의 시대가 벨에포크 Belle Époque 즉 유럽의 아름다운 시절이다. 제3 공화정의 시작과 함께 먹고살만한 사람이 늘어났고, 이들은 문화 예술의 소비층이 됐다. 낙선전이나 인상주의 전시회는 지금 우리가 생각하는 영화 드라마처럼 인기가 많았다. 연극도 마찬가지였고, 이때 현대적 의미의 대중스타, 즉 셀럽이라 불리는 연예인이 처음으로 등장했다. 누가 최초의 스타였을까. 사람마다 기준이 달라 답은 제각각이겠지만, 프티팔레의 기획전은 스타 탄생 주인공으로 사라 베르나르 Sarah Bernhardt를 꼽는다. 당대 최고의 인기 배우, 알폰소 무하의 상업 예술을 탄생시킨 동력이자, 거의 최초의 CF모델이었던, 그 영향력으로 드레이퓌스 사건에서 에밀 졸라의 '나는 고발한다'를 지지했으며 1차 세계대전엔 간호사로도 봉사했던 슈퍼스타. 사라 베르나르는 햄릿이나 나폴레옹 아들 등 연극에서 남자 역할을 맡기도 했으며 극장을 운영한 비즈니스 우먼이자 예술가였고, 무성 영화 등장 시기의 첫 여배우로 실신과 죽음의 신들린 연기를 선보였다. 심지어 이런 유명 스타들의 스토리는 보통 새드 엔딩인데, 사라 베르나르는 행복한 결혼 생활을 이어가며, 브르타뉴의 한 섬에서 행복하게 잘 살았다. '딴따라'라는 단어에 깔린, 대중예술가를 비하하던 우리의 오래된 인식과 달리, 프랑스의 연극, 영화는 처음부터 회화나 클래식과 동등한 지위의 예술로 대우받았고, 한 여배우의 일생이 프티 팔레라는 화려한 전시장에서 조망받을 수 있다는 현실이 부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