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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준 Feb 15. 2022

창문을 닫아도 창밖의 겨울은 그대로 있었다.


차가운 바람을 피해 창문을 닫았다. 추운  싫다. 추위를  버티지 못해서, 그래서 추운  너무 싫다.   겨울이 싫다. 얼굴이 빨개져 후끈거리고 어지러워질 때까지  안에 보일러를 태운다. 그렇게 자꾸만 여름을 꿈꾼다.


나는  이런 식이다. 뜨겁고 열정적인 삶을 바란다면서 보일러로 태워진  안으로 도망치는 . 아름다운 여름을 원한다면서 활활 타오르는 불로 뛰어드는 나방 같은 .


겨울을 버텨내야 여름이 오는 건데, 인내하는 시간이 있어야 싹을 틔우고 열매를 맺을 수 있는 건데. 목표를 피해 방 안으로 도망치고, 그 공허함을 채우려 사랑에 나를 태우고 죽어버린다.


창문을 닫아도 찬 기운이 새어 들어온다. 방 안의 온도로, 사람의 온기로, 창문에 서리를 만든다. 뿌옇게 눈앞을 가려보지만 창밖의 겨울은 사라지지 않았다. 덥혀진 공기만 나를 답답하게 했고, 건조한 사랑은 나를 상처 입혔다.


이제는 창문을 열어 찬 바람을 방 안으로 들여본다. 서리가 서서히 사라지고, 마음의 눈을 떠 겨울과 마주한다. 마음에 시원한 바람이 불어 들어온다. 머리가 맑아진다.


나는 겨울 받아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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