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넓은 것만 같은데,
내 세상은 좁은 방 한 구석인 것만 같아서.
그래서 그렇게 그곳에 날 가두고 숨을 죽인다.
모두가 말한다.
넌 아직 부족하다고.
스스로가 말한다.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그럴수록 내 노력은 거품처럼 사라져갔다.
작디 작은 내 세상 안에선
모든 게 거대해 보였고,
이 거대한 세상 밖에선
내 모든 게 작아 보였다.
세상에 나갈 용기가 없었다.
세상에 나가기에는 내 두 다리는 아직 너무 약했고,
세상이 들어주기엔 내 목소리는 아직 너무 작았다.
언제 내 두 다리가, 내 목소리가 세상에 닿을까.
몸부림치고, 발버둥쳐도 세상은 지독히 냉정하다.
그렇지만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 작은 세상을 과감히 나갈 것이다.
그럼에도 모든 힘을 내서라도
이 큰 세상에 당당히 서볼 것이다.
물거품처럼 사라질 꿈이라 해도 좋다.
거품처럼 온몸을 다해 터트릴 것이다.
그렇게 있는 힘껏 소리칠 것이다.
그렇게 있는 힘껏 서있을 것이다.
두 다리에 힘이 들어가고,
목소리는 점점 커져간다.
모든 걸 시도해 볼 것이다.
나는 날 믿으니까.
2021/0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