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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학준 Apr 15. 2018

와우산 벚꽃

와우산 벚꽃





 듣자 하니 경주는 벌써 이제 돗자리를 걷는단다. 한두 번 정도는 봄비에도 그냥 즐거워했는데 최근 또 봄비에 소풍객들 절반 이상이 떠났단다. 똑같이 연분홍 돗자리로, 서울은 요즘 오셨다. 경주뿐만이 아니고 어디 어디도 소풍이라더라 소문을 듣고도 서울은 쭉 기다렸다. 



 나는 밤마다 원룸 근처 ‘와우산 공원’을 산책하며 기다리는 것을 봐왔다. 그리고 무언가 떠들썩하더니 서울에도 소풍객들이 폈다. 기다림이 끝났다. 그런데, 짧거나 한 차례 소풍객들을 치러본 다른 지역에선 서울에 대해 부러울 점이 없다. 



 공원을 빠져나오는데 농구공 튀기는 소리가 난다. 가로등 숫자 적은 길에서 소년이 혼자. 농구 골대는 시합 중인 두 개뿐이니 자기 차례 나길 저렇게 기다리는가 했다. 그러나 소년이 농구 골대를 차지했을 때 시합을 끝낸 아무나가 소년을 구경이나 해줄까. 집으로 걸어가는 내 발이 빨라진다. 소풍 날짜만 기다리고 있는 내 글쓰기가 소년과 마찬가지로 너그럽지는 않나 의심되면서다.  








와우산: 서울시 마포구 서강동 뒷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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