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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학이 Dec 11. 2023

석박지 담근 날

이웃과 함께 김장


요즘 가장 가깝게 지내고 있는 사람들,

수친들(수영장 친구)의 발상이 기발하다.

수영 마치고 메밀 전, 토스트, 고구마, 김밥, 귤 등등 다양한 간식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데 가족의 밥상을 책임지고 있는 윤셰프님의 석박지에 김밥을 먹고 모두들 맛있다고 감탄했다.

너무 쉬우니 같이 담그자는 말을 우리는 덥석 물었다.


쌀쌀해진 날씨에 무의 단맛이 올라왔고 겨울철 자주 찾게 될 설렁탕, 갈비탕에 곁들이면 최고라고 강조해서 그렇게 다 같이 우리 집에서 석박지를 담그기로 했다.


단맛이 올라온 무
역할 분담


우리의 임무는 윤셰프님의 감독하에 무 18개를 구입, 수영장 친구들 8인분과 우리 반 수영선생님께 드릴 1인분까지 총 9인분의 석박지를 담그는 것이었다.


까나리액젓, 찹쌀풀, 설탕, 소금, 사이다, 고춧가루, 마늘, 쪽파를 준비해 놓고 일사불란하게 작업을 시작했다. 꼭 김치공장 같았다.


무를 써는 진지한 자세
마늘 액젓 찹쌀풀 고춧가루 투하!


무를 씻는 팀, 무 껍질을 벗기는 팀, 무 써는 사람, 김장비닐에 담는 사람, 쪽파 써는 사람, 양념 담당…

비닐에 납작하게 썬 무 2개 양을 담고 고춧가루, 마늘, 양념, 쪽파를 넣어 위를 묶고 섞어주면 끝이다.

다섯 명이서 움직이니 30분 만에 김치가 완료되었다.

먹음직스러운 뗏깔에 이렇게 흐뭇할 수가.


석박지 9세트 완성



다음날 수영선생님께 선물로 드리고 각자 집에서 하루 정도 익히고 먹어보니 성공적인 맛이었다!

부작용이 있다면 자꾸 라면이 먹고 싶어 진다는 것.


우리 집 마당에서 김치 담그고 살랑살랑 가을바람맞으며 먹는 컵라면과 김밥은 설명할 수 없는 맛이었다.

오라버니 두 분이 살림에 더 능숙하셔서 우리는 숟가락만 얹고 맛있는 섞박지를 얻었다.

운동도 같이하고 맛있는 것 나눠 먹고 이런 친구들을 만나다니 전생에 나라를 구했나 보다.

우리 수치광이들 포에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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