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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도둑 Jan 09. 2021

2. 영화, 위플래쉬

오늘은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친한 동생이 영화를 추천해달라고 하더군요. 모델을 준비하면서 일을 하고 있는 그 친구에게 동기부여가 될 법한 영화를 추천해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동기부여의 대명사인 영화 ‘위플래쉬’를 떠올리게 되었죠. 위플래쉬라는 영화를 보신 분이라면 제가 왜 이 영화를 추천하는지 잘 아실 겁니다. 재즈 스릴러라고 해야 할까요. 음악 영화를 보는데 이렇게 긴장감 넘칠 수가 없습니다.


재즈 드러머인 주인공이 정도를 벗어난 괴팍한 교수를 만나면서 성장하는 이야기입니다. 교수는 단순히 소리 지르는 정도가 아닙니다. 때리고 윽박지르고 욕하는 것에 끝나는 게 아니라 심벌즈를 집어던지고 고래고래 소리 지릅니다. 그에 걸맞은 위험천만하면서 스릴 넘치는 OST 위플래쉬가 참 인상적인 영화죠.


이 영화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가 있습니다. 괴팍한 교수를 딱 한 문장으로 요약하는 대사가 있다면 바로 이걸 겁니다.


“there are no two words in the english lanuage more harmful than ‘good job’”


영어에서 ‘그 정도면 잘했어’라는 말보다 더 해로운 말은 없다. 그러니까 이걸로 만족해라. 찰리 파커에게 심벌즈를 집어던지지 않았다면 내가 아는 찰리 파커는 없었거라던 그는 자신의 밴드에서 광 오한 독재자나 다름없죠. 그런 그의 밑에서 미친 듯이 드럼을 연습하던 주인공은 드럼 스틱에 손바닥이 찢어져서 피가 뚝뚝 떨어집니다. 재즈에 미친 사람들의 이야기 위플래쉬는 압도적인 영화라고 표현하기 딱 좋습니다.


친한 동생에게 영화를 추천해준 이유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무언가에 미칠 만큼 노력을 하고 있는가. 모델이라는 경쟁적인 직업을 목표로 삼은 그에게 문자 그대로 피 흘리며 노력하고 있는지 떠보는 겁니다. 하지만 다른 이유는 성공에 미쳐서 집착하는 것이 과연 행복한 것인가라는 질문입니다.


모델은 성공하지 않으면 굶게 됩니다. 적당히 할 수 없는 세계입니다. 그런 곳에서 과연 미칠 정도로 노력하는지 또는 그렇게 해서 행복해지는지 물어보고 싶었습니다. 영화감독 데미언 셰젤 감독에게 위플래쉬의 주인공은 영화 이후에 어떻게 되는지 물어본 인터뷰가 있다고 합니다. 감독은 주인공은 재즈 드러머로 성공하나 강박증 때문에 약물 중독으로 사망하게 될 거라는 말을 했습니다. 자신을 성공으로 밀어붙였던 광기가 결국 자기 자신을 잡아먹은 셈이죠.


가끔씩 이런 생각도 듭니다. 어떤 분야에서 성공하려면 그 분야에 미쳐야 한다. 그러나 미쳐서 한 성공이라면 과연 그것이 행복으로 다가올까.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미쳐볼 만큼 좋아하는 게 있나요? 아니면 성공을 위해 모든 것을 다 바치는 게 과연 행복할까요? 전 동생에게 ‘그 정도면 잘했어’도 그리 나쁘지만은 않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그러니까 더 행복해질 수 있는 걸 찾으라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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