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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도둑 Sep 10. 2021

1. 커피를 왜 마시니?

카페인과 수면

"공부하거나 책 읽을 때 집중하려고."


나는 그래서 커피를 마신다. 순전히 커피 자체를 즐긴다는 이유보다는 커피를 마시면서 뭔가 하기 위해. 커피를 마시면 카페인과 커피 향기 덕분에 집중도 잘되는 기분이다. 심지어 카페인이 인체에 작용하면서 졸음까지 막아주니까 집중하는 환경을 만들기 딱 좋다. 그래서 내 기준 커피의 맛은 '튀지 않는 부드러운 바디감'이다. 고소하면서 살짝 달콤한 느낌이 들면 더 좋다. 너무 써서도 안되고 산미가 강하게 올라와도 안된다.


커피를 순전히 맛과 향으로 즐기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나는 커피를 즐기는 이유 중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카페인이라고 본다.  우리가 먹는 한잔의 아메리카노엔 약 150mg의 카페인이 담겨있다.(에스프레소 투 샷 기준) 우리가 시중에서 흔하게 볼수있는 에너지 음료 한캔에는 보통 100mg 이하의 카페인이 담겨있다. 졸음을 쫓기 위한 방법으로 사람들이 커피를 찾는 이유다. 커피 원두만큼 카페인이 함유된 음료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카페인은 커피에 함유된 화학 물질 중 하나다. 그 외에도 페놀산, 클로로겐산 등 다양한 화학물질이 있지만 지금은 카페인에만 집중해보자. 카페인은 건강에 다양한 이득을 주는 것으로 밝혀졌다. 헬스하는 사람들이 카페인 알약을 먹고 운동하는 이유 중 하나가 신진 대사와 근력을 높여주는 효과가 있어서다. 당뇨와 암, 심장병 위험을 낮춘다는 연구도 있으며 무엇보다 각성 효과가 있다. 시험과 과제에 시달리는 학생과 힘들게 야근하는 직장인이 필요한 각성제 말이다. 이 각성 효과는 대체 어떻게 작용하는 걸까.


카페인은 아데노신이라는 물질과 비슷하게 생겼다. 아데노신은 수면 압력이다. 우리는 잠에서 깨는 그 순간부터 수면 압력이라는 화학물질이 뇌에서 분비되기 시작한다. 그게 바로 아데노신이다. 신경계 수용체에서는 이 아데노신 수치를 계속 확인한다. 아데노신이 많아지만 뇌는 신경 활동을 늦추면서 혈관을 팽창시킨다. 이로 인해 졸리고 휴식을 취하고 싶게 만들어준다. 아데노신은 신경계 수용체와 결합하면서 작용하게 되는데 이때 대신 결합해주는 물질이 바로 카페인이다.



N, 즉 질소로 이뤄진 두개의 고리가 비슷하게 보인다. 저 구조가 신경계 수용체에 결합 부위다. 아데노신을 대신해서 카페인이 신경계 수용체에 대신 결합하면서 일시적으로 우리는 수면 압력에서 벗어나게 된다. 문제는 일시적이라는 점이다. 간에서 카페인을 해독하게 되면 깨어있는 동안 쌓인 아데노신이 순식간에 결합하며 더 강한 피로감과 수면욕구가 들이닥치게 된다. 또한 이미 졸음이 쏟아질 때 카페인을 섭취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미 신경계 수용체에 아데노신이 결합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졸음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미리 카페인을 섭취해야한다. 비슷한 논리로 평일에 수면이 부족했다면 주말에 늦잠을 자면서 쌓여있는 아데노신을 줄여 어느정도 효과를 볼수있다.


그럼 커피가 주는 맛은 대체 어디서 나오는걸까. 순수한 카페인은 쓴 맛이 나는 백색 분말에 불과한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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