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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커피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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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도둑 Jan 26. 2022

한옥 베이커리 카페

꽤 널찍한 주차 공간과 한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카페. 들어서자 새하얀 말이 보였다. 대체 왜 있는지 모르는 이 말이 인테리어를 망치는 듯싶다.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빵을 몇 개 골라서 주문했다. 크로플과 말차 스콘, 그리고 메이플 피칸 치즈 번.


대체 이 말이 왜 있는지 궁금해서 회사를 찾아봤다. 어떤 식품 그룹에서 운영하고 있는데 말에 대한 이야기는 찾지 못했다. 반면 홍보 문구에 프리미엄 로스팅과 빵에 대한 자부심이 보였다. 말을 제외한 인테리어는 상당히 예뻤다. 한옥스러운 내부 공간과 외부에 만들어둔 단체석이 인상 깊었다. 외부 공간은 전기난로와 투명 비닐천막, 그리고 쇠 파이프로 독립된 테이블을 여러 개 만들어놨다. 친구들과 함께 와서 떠들기에 더없이 좋은 환경이다. 남의 눈치 보지 않고 말이다. 여름에는 조금 덮고 겨울에는 조금 춥지만 말이다.


커피가 나오기 전에 빵을 썰었다. 메이플 피칸 치즈 번이 제일 궁금했다. 겉에 메이플 시럽을 발라서 구운 듯했다. 안엔 부드러운 치즈와 피칸이 사이사이 박혀있었다. 겉 부분이 바삭하면서 짭짤하면서 부드러운 질감의 치즈, 그리고 안에 들어간 피칸의 고소한 맛이 잘 어울렸다. 말차 스콘에는 화이트 초콜릿이 박혀있었고 크로플은 위에 설탕 시럽이 살짝 뿌려져 있었다. 빵은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웠다.


반면 커피는 굉장히 별로였다. 저가 커피와 비슷한 맛이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로 주문했는데 연한 편인데도 불구하고 쓴 맛이 났다. 연한데도 선명하게 느껴지는 타버린 쓴 맛. 고소하거나 단 맛은 없었다. 사용하고 있는 커피머신과 그라인더도 꽤 비싸 보였는데 이런 맛일 줄은 몰랐다. 라마르조꼬 머신과 메저 그라인더 같았는데 커피에서는 탄 맛밖에 안 나다니. 아무래도 사용하는 원두가 너무 오래 로스팅한 게 아닐까 싶다. 달달한 빵과 같이 마시기엔 너무 쓰다.


태워서 나오는 쓴 맛은 쌉싸름한 맛과 차이가 있다. 로스팅하는 과정에서 과한 화력으로 태운 원두는 텁텁하면서 쓴 맛이다. 강하게 볶은 원두는 추출이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에 짧게 샷을 뽑은 게 좋다. 아니면 텁텁하고 쓰면서 떫은맛까지 나오기도 한다. 이곳의 아메리카노는 연한데도 불구하고 텁텁하면서 쓴 맛이 났다. 뭐가 문제일까 싶기도 하다. 어떤 원두인지 어떻게 추출했는지 궁금해진다. 덕분에 빵은 물리지 않고 맛있게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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