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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도둑 Jul 17. 2022

140,000

비싼 생두에 대한 고찰

유명한 커피 중에서 하와이에 생산되는 '하와이안 코나 엑스트라 팬시'라는 생두가 있다. 1kg, 14만 원이라는 카탈로그가 문 앞에 꽂혀있었다. 물론 다른 생두들도 많았다. 저렴한 인도산 로부스타부터 자메이카 블루마운틴까지. 저렴한 생두는 1kg에 6천 원, 비싼 애들은 수십만 원. 내가 경험한 바에 의하면 가향 커피를 제외한 생두는 2만 원 대가 넘어가면서 어느 정도 비슷한 퀄리티를 가진다.


물론 내가 직접 로스팅한 커피는 고작 킬로당 2만 원 언저리가 제일 비싸다. 그러나 다른 로스터리 카페에서 일하면서 함께 커핑 했던 생두는 COE 대회에서 순위권이 들었던 녀석들도 많았다. 최근에는 '발효'라는 기법이 다양하게 등장하면서 가향과 발효 그 사이를 맴도는 생두들이 순위권에 드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발효를 통해서 완성된 생두는 톡 쏘는 발효취, 마치 식초나 홍초 같은 느낌이라서 거부감이 든다. 그러나 막상 로스팅하고 나면 다른 생두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와인이나 복숭아 같은 향이 정말 강하게 난다.


그런 커피를 맛보고 나면 다른 커피들은 조금 밋밋해 보이는 게 사실이다. 그럴 때면 킬로당 10만 원이 넘어가는 비싼 품종의 생두, 그것도 발효 과정을 거치지 않은 녀석들은 어떤 맛일지 궁금하긴 하다. 언젠가 돈이 모인다면 직접 사서 볶아보고 싶은데 아직은 아니다.


다음번 커피 모임에는 소소한 로스팅 대회를 진행해볼 생각이다. 시음하고 평가하는 사람들에게 참가비를 받을 예정이다. 그리고 커핑 시트지로 평가를 해서 원두 출품한 사람에게 조금 가격대 있는 생두를 사서 드릴 생각이다. 시음을 하러 오시는 분이 얼마나 올지에 따라서 생두 단가가 달라지는 게 흠이긴 하다. 블랙 말린 이 크기를 키워서 더 커진다면 상품으로 하와이안 코나 엑스트라 팬시를 걸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For : sale.

Coffee beans. Never brewed.


이 문구 또한 도시전설처럼 내려오는 헤밍웨이의 6 단어 소설을 차용했습니다. 근데 사실 헤밍웨이는 이런 소설을 쓴 적은 없다고 합니다. 오늘도 여전히 작업실에 출근해서 커피를 팔고 있습니다. 아래 링크에서 원두와 드립백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배송 메시지에 '브런치'에서 보고 왔다고 적어주시면 드립백을 더 챙겨드리고 있습니다~!

https://smartstore.naver.com/blackmarl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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