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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도둑 Sep 26. 2022

디카페인

커피나무에 카페인이 왜 생겼는지는 밝혀진 바가 없다. 여러 가지 가설은 있으나 명쾌하게 설명해주는 이론은 없다고 한다. 크게 나무의 타감 작용, 병충해 예방, 그리고 번식이라는 세 가지 이론에 대해서 읽은 적 있다. 카페인을 무기 삼아서 다른 경쟁 식물을 이기려고 한다는 타감 작용 이론. 그리고 카페인은 식물이나 곤충에게 꽤 독한 물질이라 병충해가 예방된다는 이론. 그리고 꿀벌이 커피나무에서 열린 꽃에서 꿀을 섭취했을 때 기억력이 증가하여 번식에 도움이 된다는 이론. 이렇게 세 가지다. 문제는 이 세 가지 모두 커피나무의 이파리나 물줄기에도 카페인이 생성되는 이유를 명확히 설명하기 어렵다.


카페인이 왜 생겨났는지 모르기 때문에 카페인이 없는 커피나무 또한 만들어내지 못했다. 그래서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디카페인 커피는 전부 한 번의 프로세스를 더 거쳐서 나오게 된다. 카페인을 제거하는 과정도 다양한 방법이 있다. 간단하게 요약하면 카페인 성분을 추출하여 걸러낸다고 볼 수 있다. 그 용매로 물과 필터를 쓰는지, 사탕수수 추출물을 쓰는지, 이산화탄소를 쓰는지에 따라서 프로세스 이름이 달라진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디카페인 생두는 색이 거뭇거뭇하다. 그리고 비싸다. 일반적인 생두보다 약 1.5배 정도 비싸다. 그래서 디카페인 커피를 판매하는 카페가 드물고 있더라도 추가 요금을 받기 마련이다.


구구절절 카페인과 디카페인에 대해서 설명한 이유는 내가 디카페인 원두를 볶았기 때문이다. 브라질 세라도 디카페인. 에스프레 소용으로 볶은 이 원두를 처음에 커핑 할 때는 옥수수수염차 같은 구수한 맛이 났다. 에스프레소로 내려서 마셨을 때는 달짝지근한 뉘앙스와 함께 텁텁한 군밤의 향이 났다. 아메리카노로 마셔보니 군밤 같은 고소한 맛이 강했다. 드립으로 내리면 옥수수수염차에 조금 더 가까워질지도 모른다.


이번에 볶은 원두는 카페 영업용 샘플이다. 잘 되기만 빈다.



디카페인 커피는 아래 링크에서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smartstore.naver.com/blackmarl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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