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도둑 Nov 22. 2022

반코 내추럴 15,900

로스터로 일하면서 가장 설레는 것은 새로운 생두를 볶아보는 일이다. 볶으면서 과연 여기에 쓰인 컵 노트를 느낄 수 있을까? 이렇게 볶는 게 좋을까 저렇게 볶는 게 좋을까 고민하면서 말이다. 이번에 새로 구매한 생두는 두 가지다.


에티오피아 반코 내추럴 예가체프 G1

엘 살바도르 라바 블랙 허니


예전에 반코 농장에서 나왔던 생두를 맛있게 먹어봤던 기억이 있어서 또 주문해봤다. 그때 볶았던 커피 원두와는 확연히 다른 뉘앙스였다. 새콤한 산미가 마치 복숭아와 살구 같은 느낌을 준다. 볶고 나서 시간이 흐를수록 과일 같은 향이 더 돋보일 듯싶다.


반면 엘 살바도르 라바 블랙 허니는 아몬드 같은 고소한 향이 풍겼다. 약하게 볶았는데도 불구하고 첫 시음에는 고소한 향과 대조되는 선명한 산미가 어울리지 않았다. 아무래도 화력은 줄여서 은근한 불에 오래 볶아봐야겠다. 아니면 그냥 강하고 짧게 볶아보던지.


에티오피아 반코 내추럴 예가체프 G1은 복숭아, 솜사탕, 살구가 컵 노트로 적혀있다. 새콤한 향과 함께 즐기기엔 좋은 커피다. 이 커피를 볶기 위해서 예열하면서 하루키의 '기사단장 죽이기 2'를 읽었다. 점차 전개가 더 흥미로워진다. 왜 책 제목이 기사단장 죽이기인지 서서히 드러나고 있었다. 예열이 다 된 게 아쉬울 정도로. 최근 날씨가 추워지면서 예열을 더 오래 하고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이 책을 다 읽으려면 아마 몇 번 더 커피를 볶아야 하지 않을까.



엘 살바도르는 더 연구 중입니다. 에티오피아 반코 내추럴 커피 원두는 아래 링크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소식 알림 설정 한번 눌러주시고 쿠폰 받아 가세요~!

https://smartstore.naver.com/blackmarlin/products/7608297368


매거진의 이전글 위스키와 커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