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두 직거래에 대하여
내가 구독하고 있는 매거진에서 반가운 이름을 발견했다. '프릳츠 커피'는 귀여운 물개 그려진 레트로스러운 느낌의 로고를 쓴다. 그 곳에서 로스터로 일하고 있는 사람이 쓴 글은 '다이렉트 트레이드'에 대한 내용이었다. 이국적인 농부와 사진을 찍고 직접 맛보고 커피 생두를 가져와서 팔았다면 직거래라고 할수있을까? 다이렉트 트레이드는 사실 직거래라고 말하기 애매한 부분이 있다는 논지의 글이다. 그래서 '공갈빵'스럽다는 단어를 썼다.
그 텅 비어있는 공갈빵을 채울수는 있을지 모르겠다. 생산자와 수출 회사, 그리고 소비자인 로스터들은 머나먼 거리에 떨어져있다. 생산자인 커피 농부와 소비자인 로스터들의 물리적인 거리가 좁혀지지 않는 이상, 직거래라는 단어는 울려퍼지기 힘든 메아리가 아닐까. 그 중간에서 유통 마진을 벌어야하는 수출 회사 입장에서는 직거래 보단 '공정 무역'이라는 단어를 선호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뭐가 됬던 내 입장에서는 좋은 가격에 맛있는 커피를 가져오고 싶을 뿐이다.
내가 좋아하는 '페루 라 나랑하 내추럴'은 커피 리브레에서 수입해온 커피 생두다. 상큼한 적포도 같은 느낌이 훌륭한 이 커피의 농장주는 '사울 메노르 타이카'라고 한다. 라 나랑하 농장을 일궈온 그는 21년에 CoE 24위에 올랐을 정도로 품질에 노력하는 사람으로 보인다. 나는 그의 커피 마음에 든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페루까지 넘어가서 그의 생두를 살수는 없다. 내가 직접 넘어가서 생두를 사기 위해서는 매우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한다. 우선 농장을 찾아가서 계약을 해야한다. 농장은 저기 산 위에 있다. 해발 2,000m정도 되는 곳에. 당연히 비행기와 각종 차를 번갈아타서 도착한다. 그리고 통역도 필요하 계약을 위한 문서도 필요하다. 우리나라로 들여오기 위해서 산에서 바다까지 옮겨야한다. 컨테이너선에 커피 생두를 담아아서 몇개월이 걸려서 우리나라에 도착하고 정부의 기관에서 식품 인증까지 받아야한다. 왠만한 기업 단위가 제대로 투자하고 현지에 도와줄 조력자가 반드시 있어야만 가능한 이야기다.
내가 생각하는 직거래는 이렇게 생산자와 소비자가 연결된 것이다. 그러니 불가능에 가까울수밖에. 내가 할수있는 것이라고는 커피를 맛보고 맛있는 생두를 조금씩 조금씩 사서 볶고 파는 것에 불과하다. 그리고 그 일로도 충분히 힘들고 어렵다. 직거래에 관심을 갖기엔 너무나 작고 영세한 곳이니까. 그렇기에 그저 수출하는 회사를 믿고 구매한다. 아직은 관심 가질 수준이 아니니까.
매년 같은 농장의 커피가 아니라 다른 곳의 커피를 구매하는 로스터를 '연애만 하고 결혼은 안하는 사람'에 비유하더라구요. 저는 아직 결혼할 자금이 부족해서 그런건데 말입니다. 하하. 페루 라 나랑하는 맛있는 커피 입니다. 언젠가 직접 고객들에게 드립으로 내려주면 좋겠네요. 여전히 커피를 볶고 팔고 있습니다. 아래 링크를 통해서 둘러보실수있습니다.
https://smartstore.naver.com/blackmarl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