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와 커리어
세상에 귀신이 있다는 말보다 더 못 믿을 것이 아이를 낳으라는 회사 대표의 말이다. 바로 지난주에 대표와 인사팀 사람의 대화를 들었는데 가장 기피하는 사람이 30대 기혼 여성이라고 했다. 언제든 임신할 수 있어서 업무효율이 커피 머신보다 떨어지기 때문이란다. - 드라마 <겨우 서른> 중
심각한 저출산 문제, 고령화로 사회 국가적으로 출산을 장려하는 사회이지만 조직과 그 구성원, 개개인의 입장은 다르다. 물론 이전보다 많은 복지제도와 정책이 자리 잡고 있지만 결혼, 임신, 출산을 거치는 여자들의 직장생활은 순조롭지 않다.
결혼 청첩장을 돌리는 순간부터 어른들의 질문, 많은 사람들의 머릿속에 꼬리표처럼 연상되는 것은
출산과 그로 인한 "휴직"이다.
여자는 결혼하면 커리어가 어찌 될지 몰라. 애 낳고 곧 육아휴직 들어가겠네
통념적인 결혼, 출산적령기의 여성이라면 이직 또한 쉽지 않다.
블라인드 채용과 같은 제도들이 생겼지만 모두가 그런 회사를 다닐 수는 없는 법이다.
이직, 면접에서도 30대 여성이라면 결혼이나 출산에 대해서는 선의의 거짓말을 하는 편이 좋다는 것이다.
심리적, 신체적으로 쉽지 만은 않은 임신기간을 겪으며 배려를 요구하기도, 하지 않기도 어려운 입장이 되곤 한다. “곧 언제든지 떠날 애”라는 인식이 알게 모르게 자리 잡게 되는 탓에 개인의 커리어에 합당한 보상을 받는 것은 쉽지 않다.
휴직기간을 마치고 복귀 후에도 “휴직 다녀온 사람”에 대한 상대적인 고과 점수는 기대할 수 없을지 모른다.
현실은 이 마저도 제도가 뒷 받침되는 회사의 경우에 가능하다는 것이다.
직장인 여성 2명 중 한 명은 출산 후 각각의 이유로 직장을 그만두게 된다고 하는데, 쉴 틈 없이 하는 육아는 노력과는 경력이 되지 않기에 이후 직장을 구하기는 어려워진다. "경단녀"가 되는 것이다.
물론 각자의 이해관계와 입장이 다르기에 그들 만을 탓할 수는 없다. 내 돈이 좌지우지되는 사업주라면 자기 이익이 제일 중요한게 사람이니까 어쩌면 당연하고도 내밀한 생각일 지도 모른다.
하지만 저출산이 될 수밖에 없는 근본적인 이유 중 하나이지 않을까.
육아와 동시에 커리어를 정상적으로 이어가는 엄마는 선택받은 사람만이 가능한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