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학년 종업식 날이었다.
여느 날과 다름없이 업무와 의뢰인들에게 지친 오후
담임선생님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처음에는 평범하게 아이의 학교생활과
얼마나 선생님을 따르는지 말씀해주셨다.
그리고...
아이가 다른 반 친구들을 지나치게 따라다녀
친구들이 힘들어한다는 말씀을 어렵게 꺼내셨다.
옆 반 담임선생님께서 전달을 부탁하셨다며
이대로 두면 친구들의 엄마들로부터
민원이 들어올 것 같다며 걱정해주셨다.
울컥 눈물이 쏟아질 것 같은 것을 참아야 했다.
회사였고, 일이 아직 많이 남아있었다.
그동안 고민하던 육아와 퇴사를
다시금 고민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 일을 계기로 진짜 퇴사를 결심하게 되었다.
비단 이 일만은 아니었다.
회사에 있는 내내 집에 혼자 방치되어 있던 아이.
방학 동안에는 더더욱 혼자였던 아이.
원래 외로움이 큰 아이였는데
다루기 힘들다는 이유로 10년간 모른 척했던 아이.
온몸으로 외롭다고, 힘들다고, 슬프다고,
함께 있어달라고 소리치고 있었는데도 외면해왔다.
그래서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곁에 있어주기로 했다.
퇴사를 결심하고 그동안 모아둔 돈과
고정적으로 들어오는 돈을 계산해봤지만
계획했던 6개월은 힘들 것 같다.
그래도 퇴사하겠다고 말하려고 한다.
걱정하는 모든 것들은 어떻게든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