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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만큼 좋은 게 있을까

by lee나무
정육점 유리창에 붙어있는 가게 문 닫는 이유를 읽고 미소가 피어올랐어요.


치과를 다녀오는 길이었습니다. 빌딩 건물 입구를 무심코 걸어 지나오다가 발길을 멈추었습니다. '뭐지?' 생각했습니다. 왜 하필 나의 발걸음은 거기서 딱 멈추었을까요? 되돌아 가게 앞으로 걸어갔습니다. 그 정육점은 한 번도 이용한 적이 없는 가게입니다.


"귀여운 제 딸이 아빠를 보고 싶어 해서 2일간 부산 갔다 오겠습니다. 6/26(월)~6.27.(화)"


미소가 피어올랐습니다. 이렇게 예쁘고 친절한 알림을 본 적이 없습니다. 거기다 가게 주인은 '제 딸'에 두줄로 밑줄을 긋고 분홍색 하트를 그렸습니다. 아빠가 딸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얼마나 귀여워하는지 그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졌습니다. 무슨 연유로 떨어져 사는지 모르겠지만, '귀여운' 딸은 가게 사장님이 살아가는 이유, 일하는 이유이겠지요.


그러고 보니 가게에는 '천사 나눔 인증' 팻말도 붙어있습니다. 가게 주인이 좋은 분인 것 같습니다. 나의 마음도 덩달아 흐뭇해집니다. 돌아와서 사람들에게 사진을 보여줍니다.


"이것 봐봐. 가게 사장님 너무 이쁘지 않아!"


어느 날, 아마도 나의 발길은 이 가게를 찾을 것입니다. 사장님께 반갑게 인사말을 건네면서 이 다정하고 예쁜 알림에 대해 넌지시 말을 꺼낼 것입니다. 당연히 고기도 사야지요.





***우리 아이, 함께 키워요***(초등 교장이 학부모님께 아침 편지를 보냅니다.)*
사랑만큼 좋은 것이 있을까요? 아이는 부모의 사랑을 먹고 자랍니다. 사랑은 살아가는 이유이며 살아가게 하는 힘이기도 하지요. 어떤 이유로 함께 살지 못해도 아이가 부모님의 사랑을 느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사랑의 모습은 다양하지요. 포근함, 온유함, 친절함과 동시에 단호함도 있습니다. 사랑의 모습 안에 일관되게 존재하는 것은 '함께 하고 있다는 관심'이지요. 부모님, 아이와 함께 '사랑'에 대해 이야기 나누어 보면 어떨까요? 어떨 때 사랑을 느끼는지, 혹시 단호하게 야단쳤을 때 엄마 아빠 마음을 오해한 것은 아닌지, 서로 많이 더 사랑하기 위해서 지키고 가꾸어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 이야기해보면 좋겠어요. 그리고 '사랑해'라고 자주 말해 주세요.
우리는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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