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는 정이 많은 아이입니다. (모든 아이들이 사실 그러하죠? ) 과자 하나를 손에 쥐어줘도 “엄마는 먹었나?”라고 묻고, 엄마에게 “이거 하나 줄까?”라며 자연스러운 나눔을 실천하곤 합니다. 어디서 배웠는지 꽤나 기특합니다.
딸아이는 열이 많습니다. 본래 아기들이 열이 많은 편이죠. 그 언젠가부터 침대에서 곧잘 잠을 잘 자던 아이가 방바닥에서 자기 시작했습니다. 방 안 공기가 조금 덥다 싶으면, 그대로 내려가 차가운 바닥에 얼굴을 맞대고 잠에 드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엄마는 아이가 걱정돼 침대에 시원한 쿨매트 하나를 사 깔아주었습니다. 시원한 쿨메트에 아이는 기대 이상으로 행복해하더라고요, 그런 모습을 보며 ‘진작 사줄 걸’ 싶었습니다.
얼마 전, 아이와 침대에서 방방 뛰며 놀던 날이 있었습니다. “아빠, 나 이거 봐!” 이제 제법 높이 점프하는 모습에 내심 놀라며 바라보고 있을 찰나, 아이가 갑자기 말을 건넵니다.
“아빠, 안 더워?”
“음… 조금 덥네. 우리 조금 쉬었다가 놀까?”
아이가 잇달아 대답합니다.
“쿨매트 진짜 시원해!”
“응? 무슨 뜻이야?”
“덥다면서, 쿨매트에 누워 봐.”
박장대소했습니다. 아이의 배려 깊은 말 한마디에 감탄하고, 언젠 이렇게 컸나 싶었습니다.
“한번 누워볼까? 와— 진짜 시원하다.”
“시원하지?”
“응.”
사람은 본래부터 선하지 않을까요? 적어도 아이를 보고 있으면 그런 생각이 듭니다. 아이들은 단순한 것에서 행복을 찾고, 나눔을 실천하는 데서 기쁨을 느낍니다.
미국의 방송인이자 교육자 프레드 로저스는 말했습니다. "어른들은 때때로 아이들이 단순한 것에서 행복을 찾는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라고 말이죠.
어쩌면 우리는 타인을 배려하는 능력을 잊고 사는지도 모릅니다. 치열한 사회가 만들어낸 결과물이겠죠. 아이들은 본능적으로 따뜻한 마음을 품고 있습니다.
어떠한 저의도 없고, 선한 행동 그 자체에 집중합니다. 그 순수함을 조금이라도 닮고 싶습니다. 세상이 조금 더 따뜻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도 그 언젠간 어린아이였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