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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민맘 Jun 15. 2020

무조건 GO

10년 전에 못했다고 후회한다면  지금 해야지

한 줄의 글도 쓰이지 않는 날이 있다. 쓰고 지우 고를 반복하다가 보면 어느새 시간은 저만치 지나고 있다. 생각이 너무 많아도 글이 써지지 않고. 잘 쓸려고 애쓰는 날에도 글은 잘 써지지 않는다. 아예 한 줄도 쓰지 못하고 글을 쓸 수 있는 시간을 그냥 흘러 보낸다. 나에게는 글을 쓸 수 있는 시간이 새벽 4시~아침 7시까지 이다. 아침 7시가 되면 아이들이 잠에서 깨어나 나를 찾기 시작하기에 글을 쓰는 것이 쉽지 않다. 아이들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꾸역꾸역 글을 쓰기도 하지만 그 글은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는 길을 향해 가기도 하고. 급 마무리가 되는 글이 되기도 한다.


내가 쓴 글들을 읽을 때면 유독 급하게 마무리가 되는 글들이 많다. 그 글들을 읽고 있노라면 아이들이 일어난 시간이구나. 아이들이 나에게 다가와 말을 건넸던 시간이구나.라는 생각에 피식 웃음이 나기도 한다. 한참 글쓰기에 빠져 글이 술술 써질 때는 아이들의 방해가 달갑지 않게 다가왔지만. 이것 또한 내 것이고. 나에게 주어지는 시간이라고 생각하고 나니 그냥 적응하게 되었다.


애쓰면서 쓰고 있던 글보다 애쓰지 않고 편안히 써 내려갔던 나의 글에서 나는 더 위로를 받기도 한다. 나는 가끔 내가 쓴 글들을 다시 읽기도 한다. 나의 글 대부분은 힘들었던 순간들에서 벗어나기 위해. 도망치기 위해. 애썼던 순간들을 글로 기록하면서 스스로 마음을 치유하기도 하고. 해답을 찾기도 했다. 그런 나만의 방법들이 고스란히 저장되어 있는 글들 속에서 나는 잠시 잊어버렸던 답들을 다시 찾아 내고는 한다. "그래 그때 이렇게 했어지! 이렇게 하면 되겠네! "




"내가 십 년만 젊었어도..." 지나온 시간을 후회하면서. 지금 현재에는 하지 않을 거라는 전제를 두고. 십 년만 젊었어도 할 수 있을 거라는 착각을 하면서 살아간다. 그때 하지 못함에 후회를 한다면 지금 당장 시작하면 되는데 나이 때문에. 시간이 없어서. 지금 와서 뭘 하겠어라는 말로 십 년 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현실을 무기 삼아 지금의 게으름을. 나약함을 포장하고 있다.


지금도 지나고 나면 과거의 시간 속에 있을 건데 이 또한 " 그때 했어야 했는데! 그때 해야 했어!"라고 지나온 과거의 시간을 후회하고. 한 살이라도 젊었다면.이라는 말로 또다시 후회를 하고 있겠지.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시간이 내 인생에 제일 젊은 시간이라는 말이 있다. 내일이면 나는 또다시 내가 살아온 시간이 더해지면서  눈가에 주름이. 흰머리가 생겨날 것이다.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하지 못해서 후회되는 일이 있다면 1분이라도 젊을 때. 지금 바로 이 순간. GO




글이 너무 쓰이지 않던 날 새벽. 그래도 나의 또 다른 시간이 기록이 되었다. 글이 쓰이지 않아 지우고 쓰고를 반복하면서 어떻게든 쓸려고 애썼던 마음이 보인다. 글이 쓰이지 않지만 쓰고 싶었기에. 오늘 글이 안 써진다고 그냥 노트북을 덮어 버린다면 분명 글을 쓰지 못했음에 후회하고 있는 내가 보였기에. 앞뒤 내용도 맞지 않는 글을 그냥 꾸역꾸역 쓰고 있다. 지금 나에게는 쓰는 것이 중요하다. 글을 쓰게 된 지 6개월이 지나고 있는 나에게는 잘 쓴 글들만 쓰는 게 아니라. 어떤 글이라도 써야 한다.


나에게 주어진 제일 젊은 시간 지금 이 순간에 무조건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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