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민맘 Dec 13. 2023

기프트콘 씨앗 뿌리기

'띠링' 문자소리다. 설문조사에 참여하면 추첨을 통해 커피쿠폰을 준단다. 소요시간은 1분이면 충분하다는 글에 참여 버튼을 누른다. 설문조사 문자라고 아무거나 누르는 것은 아니다. 출처가 확실 한 곳. 화이트번호로 지정된 발신번호. 직접 체험한 도서관의 인식조사등 믿을 만한 곳만 클릭한다. 참여한다고 백 프로 모든 곳에서 커피쿠폰을 주는 게 아니다. 문자 내용에서 미리 고지했듯이 추첨을 통해 일부에게만 주어지는 행운이다. 


콩콩팥팥이라는 프로그램을 즐겨본다. 연예인들이 시간을 내어 강원도 인제에서 농사를 짓는 이야기다. 밭을 고르고 씨앗을 뿌리고 잡초를 뽑으며 수확의 기쁨을 누리는 그들의 좌충우돌 이야기에 매혹되어 매주 즐겨 보고 있다. 열무 씨앗을 심을 때 하나의 구멍에 하나의 씨앗을 넣는 게 아니라 여러 개의 씨앗을 넣는다. 여러 기회를 열어 두는 것이다. 여러 개의 씨앗 중 모두가 새싹으로 자라날 수 도 있고, 하나의 씨앗만이 새싹으로 자라 날 수 도 있다. 하나의 씨앗만을 심으면 새싹으로 자랄 확률이 낮아지지만 여러 개의 씨앗을 심으면 그만큼 새싹으로 자라날 확률이 높아지는 거다. 그들의 씨 뿌리기는 나의 기프티콘 씨 뿌리기와 비슷하다. 끼워 맞추기 아니냐는 핀잔을 들어도 어쩔 수 없다. 나는 널리 멀리 많이 씨앗을 뿌려 확률을 높이고 있으니까.


당첨된 각종 회사의 커피교환권, 편의점 상품권, 마트 상품권등은 생활비로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 집에 있는 걸 좋아하는 나지만 가끔은 지인들과 이야기가 그리운 나다. 그럴 때면 커피 한잔 하자고 먼저 연락을 한다. 만남의 장소는 내가 가진 커피 교환권 회사 중 하나로 정한다. 그날 커피 계산도 물론 내가 한다. 만남의 주선자가 나이기도 하고, 뜸한 연락에도 흔쾌히 만남을 허락한 지인의 마음에 대한 감사의 표시이기도 하다. 인간은 혼자서 살아갈 수 없다는 말을 절실히 느낀다. 에너지를 머금고 있는 I의 성향을 가지고 있지만 사람과의 대화는 즐겁고 슬기롭다. 나만 모르고 있던 이야기와 새롭게 시작된 지인의 일들을 들으며 나도 새로운 무엇인가를 위한 도전을 생각해 본다. 


60초를 투자해 커피 교환권을 받고, 그 커피 교환권은 값으로 산정할 수 없는 즐겁고 슬기로운 시간을 제공한다. 많은 씨앗을 뿌리면 수확의 확률이 높아진다. 문자나 카톡으로 보내온 설문조사 출처가 확실하고 믿을만한 곳이라면 60초만 투자해 보는 것도 꽤 괜찮은 소소한 재테크가 아닌가. 선물로 받은 기프트콘 중 사용하지 않을 것 같은 것은 '니콘내콘''기프티스타'라는 앱을 통해 현금화할 수 있는 방법도 있다. 

이전 02화 은행에서 월세받기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