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는 올케의 부모님과 남동생 부부가 사는 곳입니다.
계절마다 나오는 제철 채소와 과일 등을 딸에게 택배로 보내 주시는데,
덕분에 나도 그 귀한 먹거리를 먹을 수 있습니다.
나눠 먹으라고 넉넉하게 보내주시거든요.
언젠가는 무를 한가득 실은 트럭이 올라와서
올케 주위 사람들 모두 무 부자가 된 적도 있어요.
오랜 농사일로 건강이 좋지 않은데도, 여전히 밭에 씨앗을 심고, 가꾸고, 거둬들이며
살고 계십니다.
멀어서, 바빠서 자주는 못 가고 늘 애틋한 마음을 품는 올케를 위해 무주로 캠핑을 다녀왔습니다.
겸사겸사 사돈들에게 인사도 하고 부모님 곁에 올케를 떨궈놓고 오기로 계획을 세우고 갔지요. 부모님 바라기인 올케가 부모님 집에서 하룻밤 편히 잤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사돈 관계는 사실 어려운 사이이고 자주 보는 사이도 아닙니다. 그렇지만 가족의 가족이니 얼마든지 친밀할 수도 있었을 텐데, 기회가 없었네요.
올케의 남동생을 나는 세 번 만났어요.
올케가 결혼하던 날, 올케의 남동생이 결혼하던 날, 그리고 이번 무주 캠핑에서요.
늦은 밤, 일식 요리사이기도 했던 올케의 남동생이 일식 요리 몇 가지를 해서 캠핑장의 우리를 방문했습니다.
결혼식장에서 인사만 겨우 나눈 어색한 사이인데, 술김에 갑자기 가까운 사이가 되어버렸습니다. 밤이 깊어 집으로 돌아갈 때엔 그는 내게 누나라고 불렀습니다.
다음날 술이 깬 다음, 부모님께 혼나고 아내에게 많이 혼났다고 하던데, 언젠가 또 보게 된다면,
누나라고 부를까 궁금합니다.
사랑하는 올케의 사랑하는 원가족이 있는 곳이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갑자기 생긴 남동생 때문일까요. 처음 다녀온 무주가 어쩐지 고향처럼 아름답고 편안하게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