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려서부터 욕심이 참 많았던 것 같다. 하고 싶은 것도, 가지고 싶은 것도 많은 아이였다. 학창 시절에는 공부에 짓눌려 그 많던 꿈을 잃었다. 그때그때 필요한 시험과 자격증에 대해 열심히 했지만 그때뿐이었다. 사실 어떠한 직업만을 두고 고르려고 하니 막막했다. 직업이 아닌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내 삶의 방향성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했더라면 어땠을까. 우리는 보통 어떠한 직업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꿈은 "어떠한 사람"이 되고 싶은지를 끊임없이 생각하며 그에 걸맞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직업은 그에 대한 수단일 뿐 목표가 아니다. 아이를 낳고 난 후 반강제적으로 나란 사람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진정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가? 나에게 질문을 던지며 그때그때 관심이 생기는 것들의 흐름을 좇았다. 온라인 판매도 시작해보고, 팝아트 자격증도 취득하고, 심리상담, 하브루타 등에도 관심이 많아서 관련 책들을 많이 읽기도 했다.
관심 있다 하는 걸 그저 "생각하는 것"과 "해보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미약하게라도 시작해보고 나랑 맞는지 알아보는 건 중요하다. 나도 여러 가지를 해보면서 나와 맞지 않는 것들은 과감히 포기하거나 관심을 줄였다. 중요한 것은 여러 가지를 해보면서 "내가 잘하는 것"과 "관심 있는 것"의 교집합을 찾는 것이다. 나는 내면 아이로 인해 육아 초반이 너무 힘들었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부딪히게 되는 나의 상처들을 마주하는 건 나에게는 심히 괴롭고 어려운 일이었다. 그래서 자연스레 심리 분야에 관심이 생긴 것 같다. 내 마음의 상처를 조금씩 치유해가면서 마음에 조그마한 소원이 있다면 나처럼 육아를 힘들어하는 초보 엄마들에게 위로와 힘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육아 관련 에세이를 쓰기 시작하며, 그림을 같이 넣으면 사람들이 보기 편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림 그리는 건 내가 어려서부터 좋아했고 남들보다 아주 조금은 잘한다고 생각하는 분야였기 때문이기도 했다. 매일 틈날 때마다 글을 쓰고, 아침에는 그림을 그려 플랫폼에 올렸다. 내 콘텐츠를 공감해주고 기다려주는 사람들이 하나둘 생기니 더욱 힘이 생긴다. 나는 매일 그림 그리고 글을 쓰는 게 너무 재밌다. 재미가 빠진다면 아마 오래 지속하기 힘들 것이다.
하고 싶은 게 많다는 건 수많은 가능성도 포함하고 있지만 나에 대해 아직 잘 모른다는 얘기와도 같다. 결국 자기 자신을 알아가야 한다. 나는 어떤 사람이고, 어떠한 사람이 되고 싶은지, 무엇을 잘하는 사람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나에게도 치유 웹툰 크리에이터라는 직업은 일시적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되고자 하는 사람"의 방향성은 길을 잃지 않을 것이다. 부딪혀보자. 하고 싶은걸 생각으로 끝내는 게 아닌 직접 해보는 결단력과 실행력을 갖추자. 그 길이 아니라면 그만두면 되지 않겠는가. 누구나 자신만의 길이 있다. 자신을 밝혀 보면서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갔으면 좋겠다. 당신과 함께 걷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