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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나 Jul 03. 2024

불면 2


영원으로 가는 차편을 놓쳤다

창문을 두드리는 파선소리를 듣느라

잠깐 딴짓을 했을 뿐인데


반짝하는 사이

날 두고, 후면등을 깜박이며 달려간다

나는 그저 눈을 끔뻑,

후면등의 소멸을 본다


다음 차편은 없다

상념과 몽환과 괘념이라는

다소 한심한 대합실의

손님은

나 밖에 남아있지 않기에


대합실의 의자를 붙여 모로 누웠다

막 떠난이가 남긴 온기를 붙잡으려

왼쪽볼을 바짝 붙였다


오늘, 너에겐 결국 방문하지 못한다

그렇게 첫사랑에게 가는 기차를 놓쳤다


눈과,

코가 매웠다. 모로 누운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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