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낭만은 밤을 향해 있다.
세상의 모든 낭만은 밤을 향해 있다.
상념도, 번민도, 공상도.
누군가를 향한 달콤 야릇한 상상도.
낮 동안 이성 아래 잠자던 것들이
생생한 '실재'로 깨어나는 밤이다.
그런 밤이,
무거운 공기를 뚫고 나에게로 온다.
그러면, 나는 청하던 잠을 잠시 거두고
그것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도록
머리를 내어준다.
고요하게 내려앉은 어둠의 중력은
개인의 서사를 거대한 판타지로 만드는
기이한 힘을 가지고 있다.
아픔도, 불안도 낭만이 되는 시간이다.
밤엔 그렇게 모두가, 이 마법에 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