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한중 Jan 05. 2022

'홍어'와 '가오리', '간재미' 알아요?

"홍어(참홍어), 가오리, 간재미(홍어)"로 불러야 정확한 표현이다.


겨울철 진미 하면 ‘홍어와 간재미’가 빠질 수 없는 생선 중의 하나다. 우리가 알고 있는 ‘홍어’는 가오리도 간재미도 아닌 “참홍어”가 표준명(정식 명칭)이며, “가오리”는 주로 “노랑가오리”를 말하는데, 어업인들 사이에서도 홍어냐 가오리냐로 찬ㆍ반 의견이 있는 것은 과거 홍어류(홍어, 간재미)에 가오리류를 포함하여 사용해 왔기 때문이라고 한다.


‘간재미’(간자미ㆍ갱개미)는 ‘가오리의 방언’이라거나, ‘홍어(표준명 참홍어)의 새끼’로 잘못 알려져 있는데 표준명은 “홍어”이니 ‘참홍어나 가오리’와 분명히 구분하여야 한다. 이들 세 어종은 모양이나 생김새가 비슷해 홍어가 가오리 같고, 가오리가 간재미 같으며, 간재미가 홍어 같아 정확하게 구분하기란 쉽지 않다.


홍어(참홍어) 하면 떠오르는 것이 노래 '흑산도 아가씨'의 명산지 “흑산도”를 떠올리게 되는데, 명물 홍어의 주산지이자, 홍어는 이 지역을 대표하는 음식이기도 하다. 더 나아가 신안군을 상징하는 마스코트로 '홍어'와 관광지 ’홍도‘를 연상하고 국민께 친근하게 보일 수 있도록 「홍도리」를 형상화하였다고 한다.     


그렇다면 「홍어와 가오리 그리고 간재미」를 가장 쉽게 구분하는 방법은 없을까? 꼬리에 있는 독침의 유ㆍ무로 판단하는데, 홍어류(홍어, 간재미)는 꼬리지느러미가 짧고, 독침이 없는 반면에, 가오리는 꼬리지느러미가 가늘고 독침이 있으며, 또 홍어(참홍어)는 머리에 있는 주둥이 부분이 뾰족하고 큰데, 간재미는 크기도 작고 주둥이 부분이 둥근 편이다.


홍어류는 난각(알껍데기)을 부착물에 붙여서 낳고, 가오리는 태생(새끼)이다. 결론적으로 홍어는 표준명이 참홍어이고, 가오리는 간재미와 관계가 없으며, 간재미 역시 참홍어나 참홍어의 새끼가 아닌 다른 어종(홍어류의 '홍어와 간재미')이라고 하니 「홍어(참홍어), 가오리, 간재미(홍어)」로 불러야 정확한 표현이다.  



   



【홍어(참홍어)】는 마름모꼴 모양이며, 발효시킬 때 나오는 특유의 암모니아 냄새로 더욱 뚜렷하게 구분되는데 흔히 삭혀서만 먹는 것으로 알지만 삭히지 않은 신선한 생 홍어회도 많이 먹는다. 톡 쏘는 맛과 향이 특징으로 버릴 것이 거의 없어 홍어를 가리켜 “일코 이 애 삼익”이라고 한다.


첫째가 ‘코’(주둥이)로, 가장 빨리 삭는 부위라 하여 별미’로 치며, 둘째는 ‘간’으로, 금방 상해서 삭힐 수는 없지만 고소한 맛에 기름장에 찍어 먹으면 최고다. 셋째는 ‘날개와 꼬리’로 이 세 부위를 모두 먹어야 홍어를 먹었다고 할 정도로 환상의 조합이다.


특히 홍어 간은 아귀ㆍ쥐치 간과 함께 바다의 푸아그라(세계 3대 진미)라고 하여 3대 간이라고 말하기도 하는데 잘 알려지지 않은 내용(전문기관의 답변)이라고 한다. 전라도 지방에서는 잔칫상에 홍어가 빠지면 상다리가 휘어져도 '먹잘 것 없다'라는 뒷말을 듣는다고 하는데 돼지고기와도 잘 어울려 삭힌 홍어에 삶은 돼지고기(또는 전복 등 해산물), 묵은지를 같이 먹는 홍어삼합은 독특하면서도 또 다른 별미로 꼽힌다.  

   

"눈발 날리는 겨울철에는 최고급 횟감으로 홍어 이상 없다"라고 하는데 추울 때만 맛볼 수 있는 것은 아니며, 흑산도에서는 언제든지 홍어를 맛볼 수 있다. 막걸리(탁주)에 홍어삼합이면 부러울 것이 없다고 하는데 바로 “홍탁삼합”이다. 그만큼 홍어는 탁주에 잘 어울리는 맛으로 남도에서는 홍어를 삼합으로 즐긴다.




홍어는 비늘이 없는 생선은 전 세계적으로 종교적, 관습적으로 잘 먹지 않는 문화권도 있어 아르헨티나나칠레, 우루과이 등에서는 쓸모없는 생선으로 취급하여 버려져 왔지만, 우리나라에서 수입하자 본격적으로 어획하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홍어는 특유의 냄새 때문에 호불호가 확연하게 갈리는 음식이지만, 담(痰 가래)을 삭이는 효능과 천식이나 소화 기능 개선에 효과가 있고, 숙취 해소에도 탁월하며, 기운을 더해주고 해독하는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홍어(참홍어)

 



【가오리】는 원형 또는 오각형 모양으로 몸이 둥그스름하며, 배 부분은 흰색으로 납작한 형태의 콧구멍이 눈처럼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옛날 뱃사람들은 기이한 생김새 때문에 바닷속을 날아다닌다 해서 바다의 스텔스(전투)기로 비유해 공포의 대상이기도 하였다고 하는데 삭혀도 되지만 홍어만큼 톡 쏘는 강한 맛이 나오지 않아 그렇게 먹는 경우는 거의 없고, ‘꿩 대신 닭’처럼, ‘홍어 대용품’으로 먹는데 삭히지 않은 홍어의 맛을 느끼기에 적당하다.


식자재 외에 가죽으로 지갑을 만드는데 질기고 오돌토돌한 질감 때문에 일본도(칼)의 자루를 만드는데 필수적으로 쓰인다는 말도 있는데 근거가 없는 말이라고 한다. 흔히 칼슘 하면 멸치를 말하지만, 함량이 100g당 멸치(509mg)의 1.7배(882mg)나 함유하고 있어 칼슘의 왕으로 신이 나거나 기분이 좋을 때 “앗싸 가오리!”라고 외칠 정도로 인간에게도 매우 유익한 생선이다.   


가오리

  



【간재미(홍어)】는 서해안 지역의 사투리로, 다음이나 네이버 또는 네이트에 간재미나 간자미를 입력하면 ‘가오리’로 검색창에 뜨는가 하면, 국어사전에서는 ‘가오리의 새끼’라고 소개하는데 전문기관(국립수산과학원)의 답변과 다른 내용이니 앞에서 소개한 대로 표준명 ‘홍어’로 이해하면 된다.


또한, 간재미는 사시사철 맛볼 수 있으며, 홍어(참홍어)나 가오리에 비해 몸집이 작고, 비린내가 거의 없어 회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 적합하며, 속살이 부드럽고 뼈가 생각보다 단단하지 않아 미나리와 파, 마늘, 무 등을 넣은 회무침은 몸통 부분까지 함께 씹어 먹을 수 있어 새콤달콤하고 쫄깃쫄깃한 맛이 일품으로 겨울철 인기가 높은 생선이다.


간재미 찜




검푸른 바다에서 갓 잡아 올린 간재미를 재료로 회무침과 얼큰한 탕은 생각만으로도 입안에서 군침이 돈다. 모든 바다생물이 그러하듯 “홍어(참홍어), 가오리, 간재미(홍어)” 이들 어종도 놀라운 번식력을 지니고 있으며 생김새는 비슷하지만, 맛은 각기 다른 맛으로 기가 막히니 이번 기회에 다양한 맛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이전 16화 정말 구분이 안 되는 ‘박대’와 ‘서대’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