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의 덫: 환각(Hallucination)

AI의 "유창한 환각"을 파괴하는 법

by HANA

앞선 회차에서 우리는 AI 남용이 초래하는 워크슬롭(Workslop)의 위험과, AI 시대에 요구되는 파일럿형(Pilot) 마인드를 다뤘습니다. AI가 작성한 글은 매끄럽고 유창하지만, 그 유창함이 "사실"을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우리가 AI의 "승객"이 되어 핸들을 놓는 순간, AI가 만들어낸 그럴듯한 거짓말은 조직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치명적인 덫으로 돌변합니다. 생성형 AI가 가진 가장 달콤하고도 치명적인 독, 환각(Hallucination)의 본질과 대응 전략에 대해 깊게 파고들어 보겠습니다.



1. 유창함의 역설: AI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한다

환각이 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지 이해하려면 생성형 AI의 작동 원리를 직시해야 합니다. 대규모언어모델(LLM)은 진실을 추구하는 "지식 베이스"가 아니라, 다음에 올 단어의 "통계적 확률"을 계산하는 정밀한 "예측 엔진"입니다.

- 확률 기반의 문장 생성: AI는 실제 세계의 물리적 법칙과 논리를 이해하는 것이 아닙니다. 학습 데이터 내 단어 간의 통계적 공생 관계(Co-occurrence)를 바탕으로 가장 확률이 높은 문장을 이어 붙일 뿐입니다. 1)

- 작화(Confabulation) 현상: 최신 연구는 이를 "작화(Confabulation)"라고 정의합니다. 이는 AI가 모르는 내용에 대해 침묵하기보다, 문법적으로는 완벽하지만 내용은 허구인 답변을 생성하여 사용자를 현혹시키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 소스 기억상실(Source Amnesia): 생성 과정에서 AI는 학습 데이터의 출처와 답변 내용을 분리하여 처리합니다. 이 과정에서 근거 없는 정보를 사실처럼 출력하는 "정보의 단절"이 발생합니다.

현재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모델인 구글의 제미나이(Gemini) 조차 응답의 0.7%의 잘못된 정보를 생성하며, 이는 전문 분야에서 돌이킬 수 없는 손실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2. "환각"이 초래하는 천문학적인 비용과 법적 리스크

인공지능의 환각은 단순한 해프닝을 넘어 실질적은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2025년 보고된 글로벌 사례들은 파일럿의 부재가 얼마나 위험한지 경고합니다.

- 경제적 손실: 2025년 종합 연구에 따르면, AI 환각으로 인해 전 세계 기업들이 입은 손실액은 2024년 한 해에만 674억 달러(약 90조 원)에 달합니다. 특히, 의료와 법률 분야에서의 환각은 안전사고와 규정 위반으로 직결됩니다. 2)

- 의사결정의 오판: 2024년 딜로이트(Deloitte) 설문 조사에서 기업 경영진의 47%가 AI의 환각 정보를 바탕으로 최소한 한 번 이상의 주요 비즈니스 결정을 내린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3) 4)

- 업무량 증가와 번아웃: 역설적이게도 AI 사용 직원의 77%는 AI 도입 후 오히려 업무량이 증가했다고 응답했습니다. 이로 인해, 71%의 정규직 직원이 번아웃을 경험했으며, 65%가 회사의 생산성 요구를 따라가기 힘들다고 응답했습니다. 이는 기업의 생산성 저하와 이직 가능성을 높였습니다. 4)

- 법적 제재의 급증: AI가 생성한 가짜 판례를 법원에 제출했다가 제재를 받는 사례가 빈번해지고 있습니다. 2025년 기준 법률 전문가의 83%가 AI를 활용한 법률 조사 과정에서 조작된 판례를 접한 경험 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스티븐 슈워츠 변호사는 ChatGPT가 지어낸 6건의 가짜 판례를 제출했다가 책임 지고 법적 처벌을 받았습니다. 5)


3. 환각의 덫을 파괴하는 '파일럿'의 대응 수칙


① 기술적 방패: RAG(Retrieval-Augmented Generation) 활용

RAG는 AI 자신의 기억(학습 데이터)에만 의존하지 않고, 신뢰할 수 있는 외부 지식 베이스에서 관련 정보를 먼저 찾아낸 뒤 그 내용을 바탕으로 답변하는 기술입니다.

- 지식의 고정(박재)화 방지: AI의 학습 데이터는 과거 시점에 멈춰 있지만, RAG를 통해 최신 뉴스, 사내 보안 문서, 특정 연구 보고서를 실시간으로 연결할 수 있습니다.

- 출처 추적 가능성: RAG 구조에서는 답변의 각 부분에 인용구와 각주가 표시되므로, 사람의 팩트 체크 비용이 획기적으로 줄어듭니다(예: Perplexity 등).


② 프롬프트 단계에서 검증을 강제하라

환각 발생 확률은 질문 단계에서 이미 결정됩니다. 파일럿형 AI 인재는 검증을 강제하는 질문을 던집니다.

- 불확실성 모니터링: AI 답변의 신뢰도 점수나 근거 문헌을 함께 요구합니다.

- 인용구 및 링크 요구(Proof of Source): 답변의 "모든 핵심 주장 뒤에는 반드시 해당 정보의 근거가 되는 원문 링크나 문서의 인용구를 기재하라"라고 명시합니다.

- 모름을 인정하게 하기(Admission of Ignorance): 제공된 자료에 관련 정보가 없거나 사실 여부가 불확실하다면, 그럴듯한 답을 지어내지 말고 반드시 "찾을 수 없음"으로 표기하도록 지시합니다.

- 단계별 추론 강제 (Chain of Thought):

(Step 1) 사실 관계를 나열
(Step 2) 논리적 연결 고리를 검토
(Step 3) 최종 결론을 도출

이 방식은 CoT(Chain of Thought)라고 불리며, AI가 스스로 논리적 모순을 검증하게 하여 환각률을 낮춥니다.


③ 출처 강제 검증(Grounding)

AI에게 바로 정답을 요구하면, AI는 부족한 정보를 메우기 위해 통계적으로 그럴듯한 '가짜 정보'를 섞기 시작합니다. Grounding의 핵심은 AI의 출력을 외부의 검증 가능한 근거(Source)에 명시적으로 연결하도록 만드는 설계·운영 방식을 의미합니다. 이를 위해선 를 위해 [검색-선별-고정-정리-검증] 단계를 철저히 분리해야 합니다.

- 승객의 방식(위험): "한국의 AI 도입 사례 5개를 표로 정리해 줘."
- 파일럿의 방식(안전):

1) 전략 수립(검색 범위 고정): "공신력 있는 기관을 중심으로 검색하고 범위를 제안해 줘. 반드시 출처를 표시해 줘"와 같은 질문으로 AI의 역할을 "답변 생성"이 아니라 "검색 보조"로 제한하고 탐색공간을 제한합니다.

2) 직접 검증: 제안된 검색 결과를 사람이 직접 검증 및 편집하여 신뢰할 수 있는 문서를 확보합니다. "사실(Fact)" 선택권을 AI가 아닌 사람에게 이동시키는 작업입니다.
3) 정리 요청(Grounding): 확보된 보고서를 AI에게 전달하며 "이 문서 내용만을 사용해서 표를 작성해 줘"라고 명령합니다. 또한, 없는 항목은 '자료 없음'으로 표기하도록 하여 AI의 추론·보정·상상을 명시적으로 차단합니다.
4) 자기 검증(Self-Correction): "정리된 요약에서 해석이 개입되거나 숫자가 변형됐을 가능성을 스스로 피드백해 줘."로 자기 검증 단계를 선택적으로 추가합니다. 사람이 놓칠 수 있는 미세한 수치 변형을 AI가 스스로 1차 검수하게 하여 추자 안전장치를 확보합니다.

검색(Search) - 선별(Selection) - 고정(Fixing) - 정리(Formatting) - 검증(Audit)

를 모두 분리하여 AI에게 "답을 해줘"가 아니라 "답을 찾기 위한 과정"으로 AI를 활용합니다.

근거 기반의 답변을 요청하고 AI에게 "네가 아는 대로 답해줘"가 아니라 "제시된 이 문서들 안에서만 답해줘"라고 제약 조건을 거는 것이 핵심입니다.

"답"이 아닌 "길"을 물으십시오


④ 파일럿형 AI인재를 위한 "팩트 체크" 워크플로우

기술과 프롬프트가 1차 방어선이라면, 인간의 검수는 최종 방어선입니다. 다음 가이드를 업무 프로세스에 공식화합니다.

1. 출처 역추적: AI가 제시한 링크의 실존 여부와 인용구의 문맥을 대조합니다.

2. 교차 검증(Cross-Check): 중요한 데이터는 서로 다른 엔진(Gemini, Perplexity 등)으로 중복 확인합니다.

3. '1/2의 법칙' 준수: AI가 초안 작성 시간을 40% 단축해 줬다면, 그중 절반인 20%의 시간은 반드시 '비판적 검증'에 재투자해야 합니다.

4. 맥락의 주입: 환각이 없더라도 조직의 내부 사정과 맥락이 빠진 문서는 워크슬롭입니다. 최종 단계에서 반드시 인간의 관점을 한 숟가락 더해야 합니다.



결론: 환각은 예방해야 하는 '구조적 특성'입니다.


생성형 AI의 환각(Hallucination)은 단순한 오류가 아니라 구조적 특성입니다. AI는 사실을 이해하지 않으며, 모를 때조차 그럴듯하게 말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따라서 AI가 100% 완벽한 정확도를 달성하기 전까지 환각의 문제는 지속될 것입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환각이 조직의 최종 결과물에 "통과"하여 스며들지 못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RAG, 검증 강제 프롬프트, 출처 기반 정리(Grounding), 팩트 체크 기반의 단계적 워크플로우는 모두 AI에게 판단을 넘기지 않고, 인간이 통제권을 유지하기 위한 장치입니다. 이러한 장치들이 없다면 AI는 생산성 도구가 아니라 위험 증폭기가 됩니다.

AI 시대에 요구되는 역량은 “잘 쓰는 법”을 넘어 언제 쓰지 말아야 하는지,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지 등 사람의 개입해야 시점을 설계하는 능력입니다. AI에게 문제 해결의 답을 맡기지 마세요. 답에 이르는 "길"을 AI와 함께 설계하세요. 그것이 환각의 덫을 파괴하고 AI의 진정한 주인이 되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AI에게 답을 맡기지 마세요.
답에 이르는 길을 AI와 함께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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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문헌

1) https://www.nber.org/system/files/working_papers/w31161/w31161.pdf

2) https://korra.ai/the-67-billion-warning-how-ai-hallucinations-hurt-enterprises-and-how-to-stop-them/

3) https://www.novaspivack.com/technology/the-hidden-cost-crisis

4) https://www.forbes.com/sites/bryanrobinson/2024/07/23/employees-report-ai-increased-workload/

5) https://hls.harvard.edu/today/harvard-law-expert-explains-how-ai-may-transform-the-legal-profession-in-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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