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넘기는 습관. AI에 의존하는 노예가 될 것인가
최근 AI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며 우리의 업무 효율은 극대화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AI를 자주 사용할 수록 "인지적 외주화(Cognitive Offloading)"의 덫에 빠져, 스스로 사고하기를 멈춘 "생각하지 않는 전문가"가 될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요즘에는 OpenAI의 ChatGPT나 구글의 AI 요약처럼, 대형 언어 모델(LLM)이 훨씬 더 쉽게 사용 가능해졌습니다. 과거 TV 나 인터넷처럼 기술이 크게 도약할 때마다 그랬듯, 연구자들은 이러한 기술 확장이 사용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습니다.
스위스 취리히의 SBS Swiss Business School 소속 Michael Gerlich는 현대인이 직면한 가장 큰 위협으로 "인지적 오프로딩"을 주목했습니다. 이는 인간이 뇌로 수행해야 할 기억, 계산, 추론 등의 고차원적 인지 과정을 AI와 같은 외부 도구에 완전히 떠넘기는 현상을 말합니다 1)
특히, 인지적 외주화는 비판적 사고에서 더 발생하게 됩니다. 비판적 사고는 정보를 분석하고 평가하기 위해 능동적인 인지적 참여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인지적 외주화는 효율을 높이고 정신적 부담을 줄여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인지 발달과 비판적 사고 능력을 저하시킵니다. 사람들은 AI 도구가 생각이 필요한 작업을 대신 수행해 주길 바라게 되고, ChatGPT에 학교나 대학 과제를 의존하는 경향이 커집니다. 이는 기억 유지나 비판적 분석 능력과 같은 핵심 인지 능력의 저하로 이어집니다.
Gerlich는 다양한 연령대와 교육 배경을 가진 66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연구 결과는 명확했습니다. AI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집단은 젊은 참가자들이었고, 반대로 고연령층(46세 이상)은 AI 사용률이 가장 적었습니다. 주목할 점은 젊은 참가자들은 고연령 참가자들에 비해 AI 도구 의존도가 더 높았지만, 비판적 사고 점수는 오히려 낮게 나타났습니다. 연구팀은 AI의 과남용이 기억력과 분석 능력과 같은 인지 능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연구에 따르면, AI는 기초 교육 과정을 학습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지만, 깊이 있게 사고하며 몰입하는 능력은 약화시킬 수 있다고 합니다. 이는 AI를 의존하게 되면서 생각하는 부담이 줄어든 만큼, 인지적 참여와 비판적 분석의 기회가 감소하기 때문입니다.
2025년 MIT의 EEG(뇌파) 연구에서는 이러한 우려가 기우가 아님을 보여줬습니다. 2)
ChatGPT에 의존한 학생들의 뇌스캔을 분석한 결과, AI 없이 과제를 수행한 학생들에 비해 뇌의 참여 수준이 유의미하게 낮게 나타났습니다. 이 패턴이 방치되면, 조직은 효율적이지만 취약한(brittle) 인재들로 채워질 위험이 있습니다. 즉, 실행은 잘하지만 질문하고, 혁신하고, AI가 틀렸을 때 비판하는 능력은 떨어지는 인재들 입니다. 이러한 맹목적 의존은 AI의 환각(hallucination)이나 편향(bias)을 눈치채지 못한 채 오류를 더 증폭시킬 수 있습니다.
AI는 일상적인 업무를 단순화하지만, 그 편의성에는 대가가 따릅니다. 조직 관점에서 진짜 위험은 단순히 “나쁜 답변”이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더 큰 위험은 직원들이 AI의 답변을 아예 의심하고 도전하는 습관 자체를 잃어버리는 것입니다.
"나쁜 답변"은 위협이 되지 않는다.
더 큰 위험은 의심하지 않고 도전하는 습관 자체를 잃어버리는 것이다.
인지적 외주화(cognitive offloading)는 시간이 지날수록 문제 해결을 얕게 만듭니다. 직원들이 더 깊은 검토 없이 AI 출력에 점점 더 의존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AI가 도입되면서 인간 간 상호작용이 불필요해질 것이라는 인식이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은 앞으로도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 역할을 수행하려면, 비판적 사고와 기술 역량, 전문성을 유지해야 합니다.
진짜 질문은 "AI가 인간의 일을 대체할 수 있는가?"가 아닙니다. "조직이 AI를 책임 있게 이끌기 위해 필요한 인재를 여전히 보유할 수 있는가?"가 핵심입니다.
효율성에만 집중하는 리더는 인력의 지적 자본(intellectual capital)과 적응 역량(adaptive capability)을 고갈시킬 위험이 있습니다. AI를 결코 "생각을 대체하는 수단"으로 만들어서는 안 됩니다.
세계경제포럼(WEF)의 연구에 따르면, 2030년까지 전체 직무의 23%가 신기술로 인해 변화(교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AI는 사람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AI는 현재 인력을 재교육(리스킬링)하게 만들 것이라 예상합니다.
기존의 전문가들은 새로운 역할을 맡게 됩니다:
- AI 출력의 해석 및 검증
- 정보에 기반한 전략적 의사결정
- 책임 있는 기술 사용을 위한 모니터링
OECD에서 발간한 문서(ADVANCING ACCOUNTABILITY IN AI)에서 다음과 같은 핵심 원칙을 제시합니다. 3)
1) 인간의 개입(Human-in-the-loop)의 필수성: 윤리적 고려 사항은 결코 자동화된 시스템에 위임해서는 안 되며, 사람이 모니터링의 주체가 되어야 합니다. 이상 징후나 실패를 조기에 탐지하고 신속히 수정하는 것이 핵심 역량입니다.
2) 지속적인 스킬 향상: 모니터링과 리뷰를 수행하는 전문가의 숙련도와 인식 수준이 책임감(Accountability) 확보의 핵심입니다. AI의 결과를 검증하는 능력 자체가 새로운 전문 역량이 됩니다.
ARiMI(Asia Risk Management Institute)는 AI 시스템의 책임성을 실무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C.E.D.E. 프로토콜을 제시했습니다. 4)
1) 책임 명확화(Clarify): 이해관계자 전원의 역할·책임(R&R)을 직급이 아니라 실제 의사결정/행동 기준으로 정의합니다. AI의 결과에 질문·플래그·개입이 가능하도록 구조화합니다.
2) 시스템 평가(Evaluate): AI 도구에 대한 정기 평가 일정과 기준을 수립합니다. 성능, 데이터 무결성, 의사결정을 상시 모니터링하며, 평가 수행·기록 담당자를 명확히 지정한다.
3) 문서화·추적(Document): AI 관련 결정·이상징후·개입 사항을 표준 포맷으로 기록합니다. 이를 통해 추적성 확보, 감사 대응, 조직 학습이 가능해집니다.
4) 에스컬레이션·개선(Escalate): 이상 출력이나 리스크 발생 시 대응 체계를 구축합니다. 임계치·트리거·커뮤니케이션 라인을 정의하고, 대응·개선 조치를 로그화→리뷰→재발 방지로 연결합니다.
"AI가 우리를 더 멍청하게 만들까 아니면 똑똑하게 만들까?"에 대한 ChatGPT의 답변은 명확했습니다.
우리가 AI를 목발로 쓸지
성장 도구로 활용할지에 달려 있다
AI의 높은 정확도는 역설적으로 인간의 경계심을 낮추고, 비판적 사고 능력을 퇴화시킵니다. 2025년 최신 연구들은 이것이 이론이 아닌 현실임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하버드 가제트는 AI가 고도화됨에 따라 과도한 신뢰를 주는 경향이 생겼으며, AI 사용 방식과 그 한계에 대해 비판적이고 분별력 있게 접근하도록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5)
핵심은 AI를 어떻게 사용하는가 입니다.
학생들이 과제를 단순히 “완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AI에게 답을 얻는다면, 그것은 학습이 아닌 결과 중심의 행위입니다. 이는 뇌의 적극적 참여가 줄어들어 학습 효과가 떨어집니다. 반면 반복적인 작업을 AI가 처리해 주어 더 깊은 사고에 시간을 투자할 수 있다면, 그것은 진정한 학습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AI를 지혜의 도구로 활용하려면, 단순히 AI가 더 잘하게 내버려 두는 것이 아니라, AI가 사고 과정의 보조 역할을 하도록 설계해야 합니다.
AI시대의 필요한 인재가 되기 위해서는
- 맥락 이해
- 성찰
- 비판적 재창조
- 창의적 질문
- 진정한 혁신 능력
을 갖추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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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1) https://www.mdpi.com/2075-4698/15/1/6
4) https://www.oecd.org/en/publications/advancing-accountability-in-ai_2448f04b-en.html
5) https://news.harvard.edu/gazette/story/2025/11/is-ai-dulling-our-min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