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소리 없이 울고 있었다.
네가 손으로 눈물을 훔치지 않았더라면 알지 못했을 것이다.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내가 남들의 촉촉해진 눈가에 예민해진 것은.
아마도 시끌벅적한 밤문화를 즐기던 대학가의 어느 술집이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하면 참 어리고 어린 너였건만. 그 시간의 나에게 너는 훌쩍 다 자란 어른이고 남자였다. 다 컸다고 생각되는 어른 남자가 우는 것을 그 날 처음 보았다. 남자의 눈물 안에는 설명할 수 없는 많은 것들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모든 남자들의 눈물은 그런 줄로 알았다. 그러나 유독 너의 눈물이 그렇다는 것은 후에 알게 되었다. 너를 알게 되고, 사랑하고, 함께 살며 너의 눈물을 몇 번이나 보았을까. 세네 번쯤 보았을까?
생각해보면 흔치 않은 너의 눈물은 매번 나를 흔들어 흔적을 남겼다. 너를 사랑하게 되었고, 너를 이해하게 되었고, 너와 함께 낯선 세상으로 뛰쳐나오게 되었다. 너의 눈물은 나로 하여금 너에게 버팀목이 되어주고 싶은 마음을 빚어냈다. 그 습기 차고 일렁이는 마음을 모아 네 곁에 단단히 서있는 나무가 되어주고 싶었다. 그때의 나는 그랬었다. 그러나 지금의 나는 어떠한가. 내가 아닌 네가, 나무가 되어 묵묵히 서 있는 현실을 마주한다.
눈물범벅으로 울음이 잦은 나는 너에게 어떤 흔적을 남겼을까? 무심함, 대수롭지 않음, 지침, 피로함 따위의 흔적일까. 이것은 비하나 비아냥이 아닌 성찰이다. 너에게 나무가 되어주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한 반성. 그래도. 나는 너에게 빛깔 좋고 맛도 좋은 열매가 되겠다. 네가 굳건히 버티고 정성을 들여 맺은 보람을 느낄 수 있게. 따뜻하고 애정 어린 마음을 그러 담아 탐스러운 열매가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