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나비]가 시작되는 순간 ‘사람’만 남는다.

<우리는 독서모임에서 읽기, 쓰기, 책쓰기를 합니다.>를 읽고,

by 인증중독자

P.101

읽기 모임은 책이 아닌, 발표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 사이의 그 어느 접점에서 소통이 이루어진다. 책을 읽는 게 아니라 사람을 읽는 것이다. 같은 책을 읽었어도 서로가 소화하는 내용은 다 다르다. 읽는 이의 경험과 사색을 통해 나온 책은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또 다른 책이라고 해석해 볼 수도 있다. 발표자의 표정과 행동, 그리고 토론 내용에 집중하면서 내 의견을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쩌면, 읽기 모임에서 하는 행위는 독서와 사색뿐 아니라 바로 사람들과의 소통이다.


2015년 가을. 양재나비가 나의 시작이었다.

그 때 나는 지쳐있었고, 나 말고는 세상에 아무도 없는 것 같았다.


우연히 토요일 새벽 독서모임에 참여했고, 묘한 기분이 들었다. 책을 읽은 지식을 자랑하거나 인생의 가르침을 얻는 것 같은 거창한 모임이 아니었다. 그저 한시간 남짓 같은 책을 읽은 '생판 모르는 남'들과 대화 하는 것 자체가 힘이났고, 함께인 듯한 마음이 들었다.


그렇게 독서는 내 일상이 되었다. 책을 읽으며 나를 발견했고, 독서모임을 통해서 다른 사람을 발견하기 시작했다. 혼자서 책을 읽으며 내 마음이 뜨거워졌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온기가 확산되었다.

그리고 1년 뒤 온:나비를 만들 용기가 생겼다. 그리고 온:나비가 시작되는 순간 ‘사람’만이 남았다.


그렇게, 내 인생에 존재하지 않을 뻔한 토요일 새벽은 마법같이 내 인생에 만나지 못했을 뻔한 사람들로 채워졌다.


P.144

바쁜 일상을 멈추는 건 간단하다. 쓰면 그 순간부터 모든 것이 멈춰진다. 그리고 나를 향한 여행이 시작되는 것이다. 그래서 나를 온전히 찾는 시간에 낯선 내 모습도 만난다. 함께 쓰는 사람들의 새로운 모습도 보게 된다. 이런 모습은 가정이나 직장에서 이야기해보지 않은 것들이 많다. 자신이 쓴 글을 통해 자신을 알아가는 건 쓰기 모임, 특히 15분 글쓰기 시간이 주는 매력이다.


저자가 독서모임을 삼독모임으로 쪼개서 운영하는 기준은 ‘시선’이라고 말한다. 내가 독자의 입장이고 시선이 책을 향해 있으면 읽기모임, 내가 글쓰기의 주체이고 시선이 나를 향한다면 쓰기모임, 내가 저자이고 시선이 독자를 향해 있다면 책쓰기 모임인 것이다.


3년 정도 독서모임을 참여하고 나니 나에 대해서도 글을 쓰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독자의 입장에서 책을 읽고 감동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언어로 글쓰기를 해보고 싶다는 욕구가 생겼다. 드디어 내가 나를 만날 용기가 생긴 모양이다.


2019년 새롭게 시작되는 온나비를 생각하면 마음이 설렌다. 이번에는 또 어떤 사람책을 읽게 될지, 우리의 글쓰기는 드디어 성공할 수 있을지 말이다.

빨리 가려면 혼자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가라는 책속의 문장이 마음을 친다. 첫번째 선정도서를 통해 새삼 독서모임의 방향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어 감사하다.


하나의 질문 : 여러분은 독서모임을 통해 무엇을 얻고 싶은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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