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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남이 Apr 05. 2021

작지만 빛나는 마을 공동체를 꿈꾸는

미사14단지 반디작은도서관


작지만 빛이 되어주기에 충분한 반딧불처럼, 작지만 큰 이야기가 있는 작은도서관. 미사14단지 반디작은도서관은 작은도서관의 시작을 잘 보여준다. 정식으로 도서관 등록은 했지만, 아직 개관식 전이라 기대감과 시행착오가 날마다 교차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래선지 책과 사람의 소중함도 절실하다.



독서 동아리가 작은도서관으로


미사14단지 반디작은도서관은 주민들의 힘으로 운영되고 있는 사립 작은도서관이다. 지난해 12월 하남시에 정식 도서관으로 등록됐으니, 이제 막 걸음마를 뗐다고 할 수 있다. 미사14단지 이웃 주민들로 구성된 도서관 자문위원들은 처음엔 독서동아리로 모였다. 그러다 ‘책’이라는 공통 관심사가 ‘도서관’으로 이어진 것이다. 출발은 순조로웠다. LH로부터 현행법상 작은도서관이 갖추어야 할 최소한의 기준인 1000권의 책을 기증받고, 김좌진 자문위원을 정식 도서관장을 임명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도서관 운영에 필요한 설비와 시스템을 갖추는 과정은 만만찮았다. 우선 온·오프라인을 통해 기증받은 도서를 옮기는 것부터가 일이었다. 각자의 생활로 바쁜 자문위원들이 퇴근 후나 주말을 이용해 책을 실어 날랐다. 나눔을 통해 얻은 책장들은 승합차에 들어가지 않아 일일이 분해해 옮긴 후 다시 설치했다. 하나부터 열까지 시간과 노동이 필요한 일이었다. 결국 위원들은 도움을 받자는 데 의견을 모으고, 1365자원봉사 포털에 수요처 등록을 했다. 1365자원봉사 포털은 비영리 기관이나 공공기관, 사회복지시설, 기타 공익단체가 자원봉사자에게 업무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수요처로 등록하면 1365자원봉사 포털을 통해 봉사자를 모집하고 관리할 수 있다.


“중·고등학생 자원봉사자들이 와서 기증받은 책들을 분류하고 정리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해줬어요. 지금도 책 기증이 이어져 도서 정리 작업이 끝이 없는데, 정말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전문적인 도서 관리를 위해 국립중앙도서관 관리시스템인 KOLASYS-NET에도 가입했다. 아쉬운 점은 아직 스캐너가 없어 도서 대여 서비스는 하지 못하는 것. 하지만 그사이 자문위원도 10명으로 늘고, 보유 도서도 2500여 권으로 늘었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주관하는 순회 사서 지원 사업을 통해, 3월에는 사서 교육도 받았다. 안팎으로 도서관의 면모를 갖추고 있는 것이다.


“올해 가장 큰 목표는 리모델링이에요. 공간을 터서 확장할 계획인데, 잘 꾸며서 시 낭송이나 동화 구연, 독후감 발 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싶어요. 그러려면 예산이 필요해서 여러 지원 사업에 문을 두드리고 있습니다.”


새로운 사업 계획을 이야기하면서 위원들의 눈빛이 반짝 반짝 빛났다.


3080세대가 함께 만들어가는 도서관


반디작은도서관 자문위원들의 톡방은 수시로 알람이 울린다. 단체 톡방에서 도서관 이름부터 시설 관리, 프로그램 운영, 지원사업 공모 등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기 때문이다. 놀라운 점은 톡방 인원의 연령대. 30대부터 80대까지 다양한 세대가 속해 있다.


“학생부터 어르신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도서관을 함께 만들어가고 있어요. 그래선지 3대가 함께 사는 대가족 같은 분위기가 나요. 물론 세대 차이가 많이 나서 어려운 부분도 있죠. 일례로 어르신들은 모바일 문화가 익숙하지 않잖아요. 하지만 저희가 겪은 시행착오를 다른 분들에게 조언해줄 수도 있으니까요. 그런 점에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여러 세대가 함께 도서관을 운영하는 데서 오는 장점은 이것만이 아니다. 프로그램 하나를 짜더라도 유아에서부터 어르신까지 모두 배려할 방안을 고민하게 된다. 자문위원들은 이 점을 미사14단지 반디작은도서관의 가장 큰 매력으로 꼽았다. 다양한 세대가 함께 어울릴 수 있는 문턱 낮은 마을 공동체를 희망하는 까닭이다.


이를 위해 올해의 목표 10가지도 세우고 있다. 좋은 책을 더 많이 비치하는 것부터 동화 구연, 독후감 발표 등 상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까지 차근차근 이뤄나갈 계획이다.


“지금은 5인 이상 모임 금지 등 코로나 상황으로 인한 제약이 있어 적극적인 활동은 어려워요. 하지만 그만큼 더 탄탄히 준비하는 시간으로 삼고자 합니다.”


아직 많은 사람이 다녀가진 않았지만, 사람 냄새가 폴폴 나는 반디작은도서관. 다양한 세대가 함께 만들어가는 만큼, 다양한 사람과 다채로운 이야기가 넘쳐나는 곳이 되길. 미사14단지 반디작은도서관의 시작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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