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16
달이 죽어가고 있네
부서지는 은하수, 떨어지는 유성우
하늘의 쪼개짐을 비집고 나오는 낡은 비명
아무렇지도 않게 햇살이 숨을 쉬려 고개를 내민다
바닥으로 쓰러졌네
끝까지 내뱉던 숨, 달리던 지난날
밤새도록 고민한 수많은 날선 시선
감당할 수 없는 파도를 바라보며 가슴에 품는다
깊이를 알 수 없었던 공허한 두 눈동자에는
무엇도 담지 않은 채, 검은색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무채색의 세상이 어쩐지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무거운 두 다리는 어떻게든 걸으려 하고
차가운 바람은 소원을 속삭이며 스쳐 지나간다
스쳐 지나가는 무거운 소원은 바로 앞에 있지만
무채색의 세상에는 그저 사무치게 어두울 뿐이다
달이 죽어가고 있고, 바닥으로 쓰러졌네
찢어지는 비명 사이에서 날선 세상의 시선과 마주한다
감당할 수 없는 파도 넘어, 햇살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아무렇지 않은 고민이 조금씩 따뜻하게 떠오른다
달이 파도에 밀려 죽어가고 있네
내뱉던 숨은 결국 바닥에 닿았네
낡은 비명은 수많은 시선으로 돌아왔고
고개 드는 무채색의 햇살은 아름답지 않네
무거운 소원은 내려놓고
다가오는 차가운 바람을 걷는다
삶이 스쳐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