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우울증을 알게 된 지 좀 오래 걸렸다. 솔직히 우울증이 없는 줄 알고 있었다. 내가 뭐가 우울하지?라는 물음표로 항상 살아왔고, 무너지고 지칠 때마다 그저 한없이 공허할 뿐이었다. 알게 된 원인은 황당하게도 공황 때문이었다. 어느 날 집에 들어가는 길에 갑자기 풀썩 주저앉았고, 나는 엄청나게 당황했다. 그렇게 일어나지 못했고, 옆에 의자에 앉아서 1시간 동안 가만히 있다가 조용히 집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다음날 바로 정신병원을 찾게 되었는데, 마음보다 몸이 먼저 쓰러진 것이라고 설명하는 것과 동시에 극심한 우울감과 공황, 불안감, 수면장애를 앓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의사 선생님께 “제가 뭐가 우울하죠?”라고 물었을 때 검사지를 내밀며 “우울지수가 높고 상담했을 때 시라 씨는 확실히 우울증이 심각하다.”라며 대답했다. 의문이 생겼었다. 다들 죽고 싶어 하는 마음이 있지 않나?라는 생각과 다들 힘들지 않나?라는 생각이 교차하며 나의 마음을 어지럽혔다. 그렇게 나는 우울증을 인정하기가 힘들었지만 다양한 약들을 받아먹기 시작한다.
가장 힘든 것은 공황이었다. 공황은 언제 어떻게 어느 한 상황에 올지 몰라서 항상 긴장하고 있고 또한 사람들이 많은 곳을 가면 속이 머쓱 거리며 숨쉬기가 힘들었다. 공황이 오고 비상약을 항시 먹었는데 그렇게 효과가 좋지는 않았다. 그래서 더 지옥 같은 시간이었던 것 같다. 그렇게 공황을 겪으니 우울증이 심해졌는데 그때 우울증을 스스로 자각하고 인정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그렇게 말을 했었다. ‘맞는 약을 찾기까지 시간이 좀 걸릴 거야’라고 나는 나에게 맞는 약을 찾고 그나마 나아지기 시작한 게 약을 먹고 1년이 지난 후였다. 그 1년 동안은 일만 하고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일 조차 힘들었지만 정말 버티면서 했던 것 같다.
나 또한 자해를 했는데, 목을 졸랐다. 숨이 막히고 앞이 깜깜해질 때까지 조르고 풀었을 때의 해방감으로 공황과 우울을 피했다. 좋은 방법은 당연히 아니었다. 틈만 나면 목을 졸랐기에, 쓰러지기도 하고 몇 시간 동안 목을 조르기도 했다. 그렇게 나의 하루는 깜깜하고 어둡고 숨 막히는 날들로 채워져 갔다.
이제는 맞는 약을 찾아서 복용하고 있어서 나름 괜찮은 삶을 살고 있다. 공황이 가끔은 오지만 버틸 줄 알고 우울하고 외롭지만 어떻게 풀어야 할지 조금은 알게 되었다. 지금은 보다 나은 삶을 위해서 조금씩 앞으로 걷는 중이다.
이런 마음의 아픔은 당신에게도 찾아올 수 있는 일이다. 마치 암처럼 조용히 숨어있다 발견되는 것처럼 한 번에 와르르 무너질 수 있지만, 바로 병원을 찾아서 약을 복용하기를 바란다. 혼자서는 도저히 버틸 수 없는 마음의 병이기에.
부디 여러분은 겪지 않았으면 하는 일들이고, 만약 겪고 있다면 꾸준히 약을 복용하고 맞는 약을 찾아가야만 한다. 쉽게 삶을 포기하지 말자. 그렇게 포기하기에는 지금까지 살아온 날들이 너무나 아깝지 않은가. 마음이 약해져도 무너져도 괜찮다. 세월이 조금 흐르면 싫어도 익숙해질 것이고 조금은 나아질 것이다. 그러니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그대여, 지금은 흙 속에 들어있는 작은 씨앗이지만 기필코 꽃 피우게 될 것이니, 꽃을 피우기 위해, 당신 스스로를 위해 나아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