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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빛고은 Jul 25. 2024

별 일 아닐 거야

프롤로그 - 학교폭력 가해자가 된 우리 아이의 이야기 

안나 엄마는 안나를 부축하며 학교 건물 밖으로 빠져나왔다.

그 뒤를 따르는 것은 안나와 같이 수업을 듣는 아이들 몇 명..

정우는 안나 뒤에 바짝 서서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 

곧 울음을 터뜨릴 것만 같았다. 

교사나 다른 어른들은 없었다.

아이들은 저마다 큰 소리로 수업 중에 안나가 아파서, 

또는 다쳐서 운다고 안나 엄마에게 상황 설명을 하려고 애썼다. 

안나 엄마의 불안한 표정과 울 듯한 눈망울에서 곧 큰일이 났음을 짐작하게 했다.


운동장에서 구급차가 오기를 기다렸다.

몇 분이 지났을까.

다급한 소리를 내며 구급차가 운동장으로 들어왔다.

그러나 교사나 학교 관리인은 보이지 않았다.


안나는 구급차를 타고 인근 대학 병원으로 이송됐다.

차에 타기 전, 구급 대원이 안나에게 어디가 아프냐고 물었다. 

안나는 소리 없이 울기만 했고, 오른쪽 팔을 어루만지는 시늉을 했다.  

구급대원은 안나가 가리키는 팔에 강목을 대고 아이를 태웠다.

안나 엄마와 안나의 쌍둥이 남동생 요한이도 구급차에 같이 탔다. 


부피가 커서 미처 챙기지 못한 안나, 요한이의 바이올린이 덩그러니 운동장 한편에 놓여있었다. 

구급차는 황급히 교문을 빠져나갔다.

퇴근 시간이라 도로에는 차들로 가득했다.


안나는 어쩌다가 다친 걸까.

안나 엄마는 울기만 하는 안나가 답답하면서도 걱정됐다.

그러고 안나의 왼쪽 손을 꼭 잡았다.

별 일 아닐 거야, 

하느님, 우리 딸을 지켜주세요.

간절히 화살기도를 했다. 


안나 엄마의 이름은 안젤라..

독실한 천주교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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