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성리야간시위20171117

by 시야

<소성리야간시위>

2017년11월17일

매일 소성리로 올라오시던 아랫마을의 경임엄니와 상돌엄니가 안 오셨다. 난로가의 자리가 텅 빈 거 같았다. 옥술엄니는 지난 월요일 서울 병원에서 검사를 받았다. 이번 주에 김장을 해놓고 다시 서울 병원으로 올라가신다. 어제는 옥술엄니가 내게 전화를 하셨다. 소성리 가는 길에 들러서 깻잎 삭혀놓은 것을 가져가라는 당부였다. 오늘 들르겠다고 해놓고는 깜빡 잊어버렸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생각이 난다. 아이고 무심한 사람 같으니라고.. 내일은 꼭 옥술엄니 댁에 들러서 깻잎을 챙겨와야겠다. 병원가시기 전에 마음을 써주시는 것이니 감사히 받아와야겠다.

오늘의 평화마당은 박수규님의 오행(五行) 이야기를 나눴다. 참여자가 적어서 난로가에 빙 둘러 앉아 차분하게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긴 역사가 오래된 과거의 선조들의 철학이 담겨있는 이야기를 아주 짧은 시간동안 설명해주셨다. 인디언이 ‘대지어머니’를 섬기는 것과 마찬가지로 동양의 선조들도 흙을 매우 중요하게 여겼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약초언니는 오늘따라 꽃이 만발한 3단 케잌을 만들어오셨다. 약초와 들녘에 피어난 꽃으로 장식한 빵케잌이 너무 예뻐서 먹기가 아깝다. 우리는 며칠 전 포항지진으로 모두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렇게 살아서 만난 것을 축복하며 우리 모두의 생일축하노래를 불렀다. 가장 연장자인 금연엄니와 광순엄니 두 분이 커팅식을 했다. 커팅식하는 광순엄니의 얼굴이 환하게 꽃이 핀 듯 웃었다. 그 모습이 참 보기 좋아서 기뻤다. 이쁜거 보고 좋은 거 먹고, 너무 세심하게 배려해주고 챙겨주는 약초언니께 고마울 따름이다.

정부는 사드가 박혀있는 미군기지 공사를 강행할 의사를 밝혔다. 김부겸장관이 성주로 내려와 미군들이 겨울추위에 떨고 있다고 했다. 공사를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달라고 했다. 일찍 포석을 깔려고 작전을 한거였다. 모르는 바는 아니었지만, 참 간사하기 짝이 없는 위인이다. 11월말에는 공사장비를 들여오겠다고 한다. 다시 소성리는 긴장의 발동이 걸렸다.

영화‘소성리’는 공동체상영 신청을 시작하자 여러곳에서 신청이 들어오는가보다. 우리는 지레 겁먹고, 공동체상영하면 관객과의 대화하러 나가야 할지도 모르는데, 주연배우들만 너무 혹사당할까봐 걱정을 하고 있었다. 오늘 주민대책위에서는 주연배우 뿐 아니라 공동위원장들도 관객과의 대화에 나가는 걸로 결의를 했다고 한다. 오늘 평화마당에 모인 사람들도 기회가 온다면 언제든 관객과의 대화에 나가줄 것을 부탁했다. 영화‘소성리’가 전국적으로 상영되는 것을 계기로 소성리의 사드철회에 다시 힘을 모으고, 지지를 받을 수 있도록 우리가 많이 노력해야 한다는 뜻이리라.

이장님은 “손소희씨가 베니스영화제 갈 때 부녀회장 가방모찌 하기로 했으니까, 지금부터 가방모찌 해” 하며 농담을 던지신다. 나는 베니스영화제의 가방모찌를 주장하였다. 베니스영화제의 가방모찌로 가기 위해서라도 지금부터 열심히 임회장님 가방모찌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올 연말과 연시에는 금연엄니와 임회장님이 대외적으로 배우활동 할 때 가방모찌로 따라다녀야겠다.

12월2일 서울독립영화제에 ‘소성리’가 상영된다고 한다. 엄니들과 나는 서울로 향하기로 했다. 영화‘소성리’로 사드문제를 전국적으로 알려내는 신호탄이 되길 기대한다.

열심히 뛰어보자.

영화 ‘소성리’ 꼬옥 보시길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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