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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늘 Mar 25. 2019

눈물의 기능

쉬는 날의 일기

티비를 보는 사람을 그린 건데, 현실성이 없나? 나만해도 이렇게 꾸미고 앉아서 티비를 보지 않는데... 하하하.



2019.3.23.



 눈물의 기능



 아침에 일어나서 습관처럼 영화 프로그램을 틀었다. 정말 아무 생각 없이 보다가 치매에 관련된 영화를 소개하는데 돌아가신 할머니 생각도 나면서 눈에 눈물이 고이다가 끝내 쓰고 있던 안경을 내려놓고 눈물을 닦았다. 영화 소개가 끝이 났는데도 한참을 눈이 촉촉한 채로 앉아있었다. 아침부터 왜 이래? 하는 생각과 영화가 되게 슬프네.. 하는 생각이 동시에 들다가 내가 막 울고 싶어서 운 게 아닌데도 속이 시원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근래 동안 생각이 많아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한결 가벼워진 기분으로 다시 하루를 시작했고, 그 날 저녁 언니와 ‘캡틴 마블’을 보러 갔는데 영화 중간에 정말 그냥, 아주 조금! 감동적인 장면에 눈물이 고여버렸다. 그 순간은 나 왜 이렇게 감성적이야. 하고 넘어갔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오늘 하루 나는 그냥 울고 싶었던 게 아닐까?

 

 되게 슬픈 일들이 겹친 건 아닌데 나를 둘러싼 상황들이 뭔가 답답하게 느껴지고, 미래 걱정에 답이 안 나오면서도 마냥 슬프지는 않아서 눈물을 흘리기에 애매한 그런 상황. 몸은 울고 싶다고 외치는데 머리가 왜? 넌 아직 울 때 아니잖아! 하고 말해주는 것 같은 상황. 그래서 다른 매체를 통해 눈물을 흘려야 하는 건 아니었을까. 


어찌 되었든 그렇게라도 마음 안의 눈물을 흘리니까 좋은 것 같다. 역시 눈물은 흘려줘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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