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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인 May 07. 2021

금강변 마을 구경

杏仁의 길 담화_익산 강변포구길

금강 물줄기가 흐르는 익산 웅포면과 성당면 일대에는 오래된 마을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어서,  아름다운  강변 정취 속에 자연을 즐기며 농촌을 체험하는 명소다.

함라산 자락 숭림사에서 금강변으로 나오면 강변포구길이 펼쳐진다. 웅포 곰개나루에서 산들강 웅포,  붕새언덕 체험마을을 지나 성당포구, 두동편백마을을 두루 거치며 걷는 길이다. 금강을 옆에 끼고 달리는 <금강 종주 자전거길>도 나 있어서 바다 쪽으로는 금강하구까지, 내륙 쪽으로는 충남 강경까지 닿을 수 있다.

     

 곰개(웅포.熊浦)는, 마치 곰이 금강물을 마시는 듯 보이는 지형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한 때는 색주가가 있을 정도로 번성했던 포구였다고 하는데 오늘날에는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그래도 곰개나루 덕양정에서 보는 일몰은 여전히 아름답다.  웅포 곰개나루의 해넘이는 가히 서해 낙조 5선에 들 만한 풍경이다. 많은 사진작가와 사람들이 즐겨 찾는다. 해마다 12월 31일 이곳에서는 해넘이 축제가 열린다. 곰개나루에는 캠핑 족들을 위해 오토캠핑장도 조성돼 있다.


  덕양정 자리에는 용왕사라는 사당이 있었고, 해마다 정월 대보름날이면 여기서 용왕제를 지냈다고 한다. 400여 년 전 이곳 사람들이 사당을 지어, 진포대첩 때 희생된 수중고혼(水中孤魂)을 위로하고 이웃 조창지에 드나드는 조운선의 안전운항과 마을의 안녕, 풍어를 비는 의식을 합쳐서 제를 올렸다고 한다. 사당이 1945년 태풍에 무너지자 훗날 사람들은 그 자리에 덕양정이라는 정자를 세웠다.


 웅포에는 체험마을인 산들강웅포권역센터가 있다. 진소, 고창, 소마, 대마, 동산동, 서산동 6개 마을이 함께 꾸린 체험마을이다.  참빗고을, 옛 세곡 창고, 말의 형상, 뒷동산의 동편, 서편 등에서 유래한 마을 이름들이 재미있다.  친환경 우렁이 쌀, 유기농 블루베리, 유기농 감자, 울금 등을 재배하는 한편, 마을 특산품을 직접 수확해볼 수 있는 체험장과 숙박시설을 갖추고 있다. 철에 따라 우렁이 잡기와 대나무 통피리, 갈대 접기, 전통썰매, 트랙터 마차 타기, 나비골프 등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해 운영한다. 밀가루를 반죽해 직접 장떡과 부꾸미, 화전 등을 만드는 요리체험도 색다른 재미를 안겨준다.

 웅포권역의 중심에 있는 고창마을에는, 조선시대에 나라에 내던 세곡을 보관하던 덕성창이 있었다. 60여 척의 배가 드나들던 곳으로 오늘날에도 창고 터에 주춧돌이 남아 있다.


 붕새언덕마을은, 붕새를 닮은 바위가 있다 해서 지명이 붙여진 대붕암리의 자연마을 상제 1구, 2구와 원대암이다. 원대암은 뒷산에 새처럼 큰 바위가 있다 하여 붙은 이름이다. 성당포구 성당창에 조운선의 접근이 곤란할 때 이곳에서 세미를 선적했다고 한다. 상제(붕새언덕)는 제석리의 윗동네라서 붙여진 이름인데, 나루터에 가는 길가에 있는 마을이라 해서 나루세라고도 불린다. 체험마을 초기에는 마을 주민들이 공동으로 달구지 타기에서부터 퇴비 주기, 소여물 주기 등 전통체험과 농사체험 등을 진행했었다.


 성당포구마을은, 수령 500년이 넘는 당산 느티나무와 은행나무(전북 기념물 109호)가 오래된 마을임을 말해 준다. 고려에서 조선 후기까지 세곡을 모아둔 성당창이 있던 곳으로 성당포(聖堂浦) 혹은 성포(聖浦)라 불리던 곳이다. 한 때 호남평야의 세곡을 실어 나르던 큰 항구로 전국 9대 조창에 꼽힐 만큼 흥했다고 전한다.      


성당포구 작은 강 건너에 생태공원이 조성돼 있다.

      

 마을에는 희귀 보호식물인 고란초가 자란다. 고란초 군락지는 전국에서 가장 큰 규모로 소중하게 보존되고 있는 마을 자원이다. 마을에는 금강체험관이 있어서 포구기행과 선상 금강 생태탐방 등 특별한 체험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배를 타고 강으로 나아가 ‘하중도’라고 불리는 무인도를 둘러보고 고란초 군락지, 수리부엉이, 철새 등을 관찰할 수 있다. 넉넉한 시골밥상과 농산물 수확 체험, 대나무 물총 쏘기, 활쏘기 등을 체험할 수 있다. 단체 숙박에 편리하게 지어진 체험관에는 작은 찜질방까지 있다.

성당포구를 중심으로 위로는 대청댐이 아래로는 금강 하구 둑으로 향하는 금강 종주 자전거길이 펼쳐져있다. 자전거길은 군산 금강하구둑에서 부여, 공주를 거쳐 세종시와 대전 신탄진까지 약 193km다.  마을에서 자전거를 빌려, 그림 같은 강변 마을 풍경을 보며 시원한 강바람 속으로 달려 나갈 수 있다.


 두동편백마을은 600년 역사를 가진 상주 박 씨 집성촌이다.  원래 마을 이름은 ‘막골’, 지형이 삼면이 막히고 한 면만 터져 있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마을 뒤로 우거진 편백나무숲으로 유명하다. 편백나무 숲길은 3만 평 남는 숲에 수령 30년 이상 된 편백나무들이 빽빽하다.  땔감으로 나무를 베다 보니 황폐해진 산에 주민들이 나무를 심은 것이 귀한 자원이 되었다. 2008년에 체험형 정보화마을로 조성되고부터 마을 주민들은 편백나무 숲을 이용해 자연과 함께 하는 다양한 숲 속 체험과 농촌체험을 선사하고 있다.

마을에 있는 두동교회는 전국에 두 곳만 있다는 'ㄱ'자형 교회당의 모습을 간직했다. (도지정 문화재 179호, 대한 예수교장로회 총회 문화재 4호). 김제시 금산면에 있는 금산교회(전북 문화재자료 136)와 함께 기독교가 전래된 조선 말 남녀유별의 유교적 유풍에 따라 동선을 분리한 형태의 교회당이다. 건물은 ‘ㄱ’ 자형 평면의 한옥으로 함석지붕에 홑처마 우진각 형태다.  남녀 회중석을 직각으로 배치해 서로 볼 수 없도록 하였으며 두 축이 만나는 중심에 강단이 있였다. 전면에서 볼 때 ‘ㄱ'자형 평면 중 남북축을 이루고 있는 곳이 남자석이고 동서축은 여자석으로, 출입문이 따로 있어  내부 바닥은 장마루가 깔려있다

 1923년 해리슨 선교사의 전도로 마을 주민 박재신이 그의 부속사를 빌려줘 두동 교회를 세운 이후, 6년 뒤인 1929년 교인들이 인근의 땅을 마련해 지금의 ‘ㄱ’ 자형 교회를 지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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