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 청소 등 집안일로 분주히 보냈다. 다이소, 도서관 들렀다 기타 배우고 오니 하루가 거의 다 갔다. 새로 태어난 아이 생각에 늘 초조하지만 이런 하루도 나쁘지 않다. 좋다.
어린 시절에는 짜증을 정말 많이 냈다. 꽤 크도록 그랬다. 내가 가장 듣고 싶었던 말은 이런 거였다.
"괜찮아. 너 때문에 그러는 게 아니야. 울지 마. 아니 울어도 되는데, 괜찮아. 괜찮아. 네 잘못이 아니야."
"천천히 먹어. 더 있으니까 천천히 먹어라. 먹고 얼마든지 더 먹어."
그리고 달래고 안아주었으면 좋겠다. 편안함, 안전함을 느끼고 싶다.
명상을 하면 자꾸 부모를 탓하게 되고 어린 시절에 너무했다, 억울했다는 생각이 계속 든다. 이런 생각 그만하고 싶은데 계속되네.
점점 짧게 떠올리기. 그 대신 지금 이곳의 감각을 찾는 연습.
눈에 보이는 것. 치실, 지우개, 무알콜맥주 캔, 가위, 연필들.
몸의 느낌. 발꿈치가 바닥에 닿음, 오른 다리 종아리가 왼다리 정강이에 얹어져 있음, 엉덩이가 의자에 있음, 손가락 끝에 닿는 키보드, 콧등의 안경, 속(위)이 약간 쓰림, 오른쪽 귀 아래 목이 가려움, 손꿈치가 책상 유리에 얹어져 있음.
들리는 소리. 공기 청정기 소리, 남편이 코를 훌쩍임, 키보드 소리(기계식 키보드), 전등?에서 나는 아주 작은 잉-소리.
아. 월식 구경했다. 생각보다 추워서 오래 보지는 못하고 잠깐 보고 집에 들어왔다가 다시 나가서 봤다. 처음에 봤을 때는 초승달 같았는데 두 번째 나가 보니 어두운 보름달이어서 신기했다. 옛날 사람들에게는 얼마나 무섭고 신기한 일이었을까. 언젠가 개기일식을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