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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한겸 Apr 26. 2023

불안장애 치료기 230426

몇 번째 진료인지 잘 모르겠다. 3월 20일쯤부터 갔으니 한 달 조금 넘은 듯


땅이 꺼지는 듯 어지러운 증상은 빈혈일 수도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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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어떻게 잘 지냈나.

나: 어떻게 지냈는지 모르겠다 오늘 아침 일도 잘 기억이 안 난다. 지난주에 계속 이랬다. 기억이 휘발한다고 해야 하나? 나쁜 생각도 덜 드는 대신 생각 자체가 덜 나고? 방금 무슨 말했는지도 잘 모르겠고. 지난 일주일 간의 기억이 거의 없다. 전에도 이런 편이었는데 더 그렇다.

의사: 생각해 보면 기억은 나나?

나: 한 5초 10초 생각하면 기억은 난다. 근데 계속 이랬어요. 헉, 헉, 헉, 헉, 이러듯이 생각이 되게 단속적이라고 해야 하나? 계속 끊기듯이 날아가고.

의사: 그래서 어떻게 했나? 글은?

나: 글은 이제 오늘 인쇄 들어갔다. 그것 때문에 엄청 떨렸다. (인쇄 이야기를 잠시 함) 요즘은 글은 아예 포기하고 책 읽었다.

의사: 책은 집중이 되나?

나: 책은 집중 잘 돼서 재밌게 많이 읽었는데 기억은 잘 안 난다. 근데 이건 전부터 이랬다.


나: 식욕이 많은 건지 적은 건지 잘 모르겠다. 3끼 밥을 제대로 챙겨 먹는 것과는 거리가 멀고, 뭔갈 먹긴 먹어야겠는데 먹고 싶은 것이 없어 '꼭 먹어야 한다면...'이라는 생각으로 찾아보면 결국 라면 초콜릿 이런 맵고 짜고 달고 기름지고 자극적인 것만 먹고 싶다.

약 먹기 전이랑 다른 점은 약 먹기 전에는 '라면, 초콜릿, 마카롱 먹고싶어!!!'였다면, 약을 먹은 뒤로는 '밥 먹어야 하는데... 도저히 먹기가 싫네... 라면 초콜릿 마카롱이라면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정도.

의사: 세끼 밥을 약이라 생각하고 챙겨 먹으라. 치료와 회복의 기본이다. 속이 쓰린 것은 약 때문이 아니고 식습관이 잘못되어서일 것.


나: 온몸의 통증(관절 근육 신경... 어딘지 잘 모르겠는)과 두통이 있었다.

의사: 약이 약간 세서 그럴 수도 있다.


나: 지난 일주일 간, 부정적인 생각, 자살 사고 등도 줄었지만 다른 생각들과 기억력도 많이 줄었다.

의사: 약이 조금 센 것 같다. 조절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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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주에 병원에 예약 가능한 날짜가 없었다. 아픈 사람이 많은 모양이다. 간호사가 의사에게 묻더니 2주 뒤에 오라고 했다. 약이 어느 정도 안정된 모양이다.


오늘 받은 약:

인데놀정 10mg (1.5씩 2회)

자나팜정 0.125mg (1.25씩 2회)

스타브론정 (1씩 1회)

지난주에는 스타브론 1씩 2회를 먹었는데 1씩 1회로 줄었다. 증상이 심한 편은 아니라서 적은 용량 안에서 조절해야 해서 더 어려운 것 같다고 이해했다.


지난주에 처방되었던 페르페나정은 신체화 증상을 줄여주는 약이라서 쓸 수 있으면 좋은데, 아주 아주 작은 양을 쓴 건데 부작용이 심해서 안 되겠다고 했다. 향정신성이라고, 금단증상이 있다고 해서 내 마음속에 반발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정말 많이 졸리긴 했다.


병원 진료 후 또 먹고 싶은 게 없어 방황하다가 의사가 꼭 먹으라고 했으니 반드시 먹으려고... 궁리 끝에 '롤링파스타'에 들어가서 해물크림파스타를 먹었다. 8,900원. 요즘 물가가 올라 이 정도면 가성비가 좋다고 생각했다. 배가 불렀는데 다 먹었다. => 도서관에서 <피프티 피플>을 읽었다. 필력 좋다... 잘 쓴다... 그리고 배탈이 났다.


배탈은 금방 해결되는 편이다. 하여튼 또 저녁을 먹었다. 숙주나물, 오렌지, 라면 반 개, 오이샌드위치 등등 많이 먹었다. 빨래 설거지 등 집안일을 하고 몽쉘을 4개나 먹었다. 자제하자........ 단 것 좀 줄이자...


이제 씻고 자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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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읽은 책

<극락왕생> 고사리박사

<아, 지갑놓고나왔다> 미역의 효능

<엄마들> 마영신

<남동공단> 마영신

등등.. 고퀄 만화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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