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서한겸 Aug 15. 2023

불안장애 치료기 230815

광복 78주년. 한글로 글쓰기가 가능하게 해 준 날.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는 게 의외로 쉬울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어차피 식민지 여성으로 살아간다면 강간 피살부터 크고 작은 온갖 손해와 위험으로부터 안전하기 힘들 테니. 극단적으로 '죽는 거나 사는 거나 비슷' 또는 '죽는 게 낫다'고 생각한 적도 있다. 실제로 그래서 여자들이 독립운동도 많이 했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내전 중인 나라에서 여군들이 '전쟁 전보다 행복하다'고 인터뷰한 것도 읽은 적이 있고... 


그러나 실제 죽음은 이렇게 생각이나 하고 글로 쓰는 것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일이다. 그냥 자살도 아니고 나라를 위한 어떤 일을 하다 죽는다는 것은... 그리고 그렇게 해주신 분들 덕분에 한글과 한국어를 사용할 수 있어 감사하다. 


아침 체중 58.3................ 어제 짜장 탕수육 덕분인 듯. 


오늘 무창포 해수욕장에 가서 1시간 이상 수영했다. 오리발을 가져가서 실컷 헤엄쳤다. 오랜만에 오리발 하니 너무 좋았다. 4년 만인 듯... 이토록 물을 좋아하는데 수영도 다이빙도 너무 못 하고 사네. 부족한 것은 돈, 시간, 운전 실력이다. 다이빙할 수 있는 풀장까지 가려면 운전 안 하고는 힘들다. 면허는 있지만 운전 실력이 형편없고 차를 사서 유지할 여유도 없다. 


맙소사 언제가 되어야 수영과 다이빙을 좀 하고 살까!!!!! 

이전 상담 선생님이 제발 나에게 운전을 시작하라고, 많은 것이 달라질 거라고 했는데. 내 생각엔 일단 불안장애가 적어지거나 치료되어야 운전도 할 수 있거나 그럴 것 같다. 서씨 집안에 운전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겁이 많아서라고 한다. 겁이 그냥 겁이 아니라 몸이 굳는 겁이라서 위험하긴 하다. 


점심은 해변가에서 먹으려고 알아봤던 수제버거집이 1시간 이상 기다려야 음식이 나올 거라고 해서 포기하고, 다른 집들은 짬뽕이나 칼국수 등 당기지 않아서 그냥 편의점에서 빵, 김밥, 라면 등을 몇천 원어치 사서 먹었다. 편의점 음식이 건강에 좋진 않지만 늘 좋아한다. 특유의 맛이 있다. 기분도 그렇고. 그리고 비싸고 맛없는 음식점에서 먹는 것보단 낫다고 생각한다. 


집에 오자 마자 모든 짐 정리하고 빨래까지 하고 씻고 쉬었다. 재밌는 여행은 끝났는데 여행 뒷처리만 남는 게 너무 싫어서, 여행 다녀온 즉시 모든 걸 정리하는 편이다. 

-----------------------------


아침과 저녁에 남편이 이연복 셰프 레시피로 달걀덮밥을 만들어 주었다. 달걀, 새우, 야채를 튀기듯 익히고 물에 간장, 설탕, 미림, 굴소스를 넣고 끓이다가 전분물을 넣은 소스를 얹었다. 너무 맛있었다!!!! 집에서 이런 걸 먹을 수 있다니!!! 특히 달걀이 엄청 식감이 좋았다. 약간 바삭한 듯 폭신. 남편은 기름이 어마어마하게 들어갔다고 했지만 그래도 사 먹는 것보단 건강했겠지. 

남편이 내 치유에 큰 도움을 주는 것 같다. 경제적인 면에서도 그렇고. 사이가 나빴다면 나는 10배 이상 힘들었겠지 지금. 운전도 해주고. 이 점은 너무 늘 미안하고 자신이 작아지는 지점이다. 운전도 노동인데 부담을 지우기만 하니... (게다가 멀리 가고 싶어 하는 건 늘 내쪽이라서 더더욱...)


어제는 자전거, 오늘은 바다 수영. 매일 운동할 수 있을까? 산책이라도?

체중은... 조심하자... 살찌는 거 너무 싫다 진짜. 

근데 방금 다이제 2조각이랑 시리얼 조금 먹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불안장애 치료기 230814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