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다 쉽게 아침형 인간 되기

덕분에 얻은 나만의 자유시간, 한 시진(時辰)

by 현주 약안먹는약사

사실 나는 자기계발서 종류의 책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변화를 원하며 읽는 책인데, 읽어도 행동은 변하지 않고 그러다 보니 왠지 더 주눅 들고 자신이 한심해 보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꾸만 나는 그런 종류의 책을 뒤적이곤 한다. 꼭 해내고 싶은 것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중의 하나는 아침형 인간 되기!


철저히 저녁형 인간인 나는 아침형 인간이 되고자 무던히도 애를 썼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는 살아오면서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늘 실패했음에도, 내 인생의 화두처럼 늘 나를 따라다녔다.

학창 시절에는 최소한 지각은 피해야 했기 때문이다. 특히 고등학교시절에는 학교가 워낙 높은 언덕에 있었기에 일단 늦게 일어나면 뛰어서 가더라도 지각을 피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결국은 지각생을 잡는 선도부조차 철수한 시간에 교문을 통과하여 아슬아슬하게 수업에 들어가곤 했다. 직장생활에서는 아침회의를 하는 와중에 하이힐의 또각거리는 소리를 내며 출근하곤 했었다.

이러한 여러 이유로 진심으로 아침형 인간이 되어야 했다. 아침형 인간이 되는 것은 사회생활에서 여러모로 필요한 일이었다.


아침형 인간이 되기 위해 나는 아침잠을 줄이려고 필사의 노력을 했었다.

한때 한국에 아침형 인간 열풍을 일으킨 사이쇼 히로시의 <아침형 인간>을 읽고 나도 아침형 인간이 되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기억이 난다. 일부러 그 책을 사서 여러 번 읽었고, 늘 가까이 두고 내용을 되새기고는 했었다. 그러나 절실한 몇 번의 시도 끝에도 좌절감만 남았던 기억이 있다. 성공한 사람들은 주로 아침형 인간이라는데, 나에게는 먼 이야기였다.


그렇게 몇 년의 세월이 흘렀고 우연히 김유진의 <나의 하루는 4시 30분에 시작된다>라는 책을 접하게 되었다.

그 책의 핵심은 잠자는 총 시간은 유지한 채, 일어나는 시간을 당겨보라는 것이었다. 즉, 일찍 일어나기 위해 좀 더 일찍 자라는 것이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 위해 잠자는 시간을 줄이면 꼭 병이 났던 나로서는 의식의 전환이었다. 나는 늘 일찍 자라는 말을 놓치고 일찍 일어나기에만 집중한 것이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기’ 어찌 보면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인데 살다 보면 그 당연함을 이상하게 놓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그 당연함이 어느 순간 찰나의 깨달음으로 오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일단은 일찍 잤다. 나는 잠을 충분히 자야 다음날 활기 있게 생활할 수 있기에 잠자는 총 시간은 6~8시간으로 정했다.


체온은 수면과 관계가 깊다. 사람은 체온이 낮을 때 숙면할 수 있다. 체온은 오후 11시-오전 1시에 낮아지기 시작하기 때문에 이때 잠을 깊이 잘 수 있게 되고, 오전 5시-6시 사이에는 체온이 높아지기 시작하기에 이때는 잠이 얕아지게 된다.

특히 아침 5시는 멜라토닌 수치가 감소하기 시작하여 신체가 점차 깨어나기 시작하고, 코르티솔 같은 스트레스호르몬 수치가 상승하기 시작하여 신체를 깨우고 활동을 준비하게 한다.

따라서 아침 5시-6시 사이가 일어나기 수월한 시간이다.


그래서 나는 일어나는 시간은 6시 정도로 정하고 상황에 따라 잠자는 시간은 11시 정도로 했다. 중요한 것은 일어나고자 하는 시간에 무조건 일어난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일찍 자려니 잠도 잘 안 오고, 막상 일찍 일어나니 컨디션도 안 좋았다. 그래도 무조건 일어나고자 하는 시간에 일어나야 한다. 그러면 저녁에 저절로 졸리게 된다. 차차 일찍 자게 되었고, 따라서 일어나고자 하는 시간에 일어날 수 있게 되었다. 무조건 일정 시간에 자고 일어나는 것도 좋지만, 상황에 맞게 1-2시간 정도는 조정하면서 탄력성 있게 적용하면 좋을 것 같다.

어쨌든 나의 경우는 일어나는 시간은 6시 정도로 정하고, 잠자는 총 시간은 몸상태에 따라 6~8시간 정도로 하는 것을 반복하다 보니, 이제는 어느 정도 습관이 되었다. 잠자는 시간을 줄이지 않으니 몸에도 무리가 가지 않고, 수월하게 아침에 일찍 일어나게 된 것이다. 그토록 원하던 아침형 인간이 나도 된 것이다. 내가 얻은 이 작은 성취가 남들의 눈에는 사소해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나에게는 엄청난 성취였다.


젊은 시절, 번번이 실패했던 아침형 인간 되기. 아침형 인간이 되기 위해서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 하는데, 저녁시간은 그대로 유지한 채 아침잠만 줄이려고 덤볐기 때문에 실패했다고 생각한다. 뭔가를 얻기 위해서는 뭔가도 포기할 줄 알아야 하는데, 젊은 시절의 나는 얻으려고만 하는 욕망만이 가득했다.


아침형 인간이 되고 나니 좋은 점이 꽤 있다.

일단은 아침이 여유롭다. 아침에 일어나 간단한 스트레칭을 한 후, 미지근한 물을 한잔 마신다. 그러다 보니 하루 한번 규칙적인 배변이 가능해졌다. 출근하기 전, 긴 시간은 아니지만 일기나 글을 쓴다거나, 책을 읽는다거나 하는 여유도 생겼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 위해 일찍 잠자리에 들다 보니 야식의 유혹에서도 벗어날 수 있었다. 저녁의 시간은 감성에 주로 좌우되지만 아침의 시간은 보다 이성적이어서 건설적인 일에 집중할 수 있어서 좋았다. 무엇보다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나만의 자유 시간의 한 조각, 1 시진(時辰 : 현대의 2시간)을 얻은 것이다.


책을 통해 아침형 인간이 된 것을 계기로 자기계발서 종류의 책에 좀 더 관심을 가져 보기로 했다. 보다 나은 나를 소망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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