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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솔아Sora Dec 05. 2022

오늘의 처방전 (4) 손 저림, 가슴 답답함

한의사가 되어서 좋은 점 중 하나는 가족들의 건강을 잘 챙길 수 있다는 점이다.

아직 연륜과 경험이 더 쌓여야 하고 잘 모르는 분야도 많지만

흔하게 볼 수 있는 일차진료 수준의 질환은 일단 최대한 내가 커버하려고 해 본다.


다른 환자들의 이야기를 올릴 수도 있지만 그분들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해줘야 하고 만약 올릴 경우 동의를 받아야 하는 문제도 있기에 나 혹은 가족 위주로 기록해놓으려고 한다.



<오늘의 처방전>


[환자 정보]


60대 여성.


제일 불편한 증상

밤에 잘 때 손이 저리고 가끔 가슴이 답답하다.


발생 시기

번 달에 운전을 하면서 증상이 발생


기타 정보

엄마는 교육원을 운영하는데 저번 달부터 추가로 운전 일을 무리하게 맡아서 하였다. 주말에는 여기저기 행사도 다니고 매우 바쁘다. 평소에 어깨가 아프다고 말했던 것 같다. 소화력은 좋은 편이고 수면 대소변 양호하다.


[진단]

손 저림은 수근관증후군, 흉곽출구증후군, 경추 디스크 등을 의심할 수 있고 뇌혈관질환 쪽도 드물지만 생각해놔야 하고 가슴 답답함이 있어 좌측 손만 저릴 경우 협심증 등 심장 쪽도 의심해야 한다.


수근관증후군은 phalen test 해보면 되고 흉곽출구증후군도 이학적 검사해보면 되고

경추 디스크는 사진 찍어보면 되지만

(엄마는 사진 찍어보기 귀찮다 그러기에) 그냥 어떤 약을 쓸지 생각해보기로 한다.


[처방]

개결서경탕으로 골랐다.

개결서경탕은 다음과 같이 이루어져 있다.

이 약을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紫蘇葉, 香附子는 발산시키고 行氣하는 烏藥과 陳皮를 加하여 氣鬱을 치료하고 當歸, 川芎으로 行氣活血 시키고 天南星, 半夏로 經絡에 울체된 痰飮을 없앤다. 羌活, 蒼朮은  祛濕止痛하고 桂枝로는 溫經通絡한다.


다시 말하자면 다음과 같이 설명할 수 있다.


천궁-향부자 조합은 심혈관계 질환과 대사 질환, 통증질환에 응용할 수 있는데 이들의 성분(Ligustilide, Senkyunolide I, Caryophyllene oxide, α-Cyperone 등)이 항산화효과, 미세혈류 개선, 대뇌혈류 개선 등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출처 Zhou Y, Yan P, He M, Hong L, Cao Q. Hyphenated chromatography detection and compound-target-disease investigation on herb-pair Chuanxiong Rhizoma - Xiangfu Rhizoma. J Ethnopharmacol. 2019 Oct 28;243:112125. doi: 10.1016/j.jep.2019.112125. Epub 2019 Jul 29. PMID: 31369833.


반하 진피 감초는 복령을 뺀 이진탕으로 이진탕은 최근 연구에서 장내 미생물을 조절하고 대사 활성과 산화스트레스 및 염증의 개선 작용을 한다고 밝혀졌다.


출처 Jing Miao, Liying Guo, Huantian Cui, Li Wang, Bo Zhu, Jinyan Lei, Peng Li, Jianwei Jia, Zhaiyi Zhang, "Er-Chen Decoction Alleviates High-Fat Diet-Induced Nonalcoholic Fatty Liver Disease in Rats through Remodeling Gut Microbiota and Regulating the Serum Metabolism", Evidence-Based Complementary and Alternative Medicine, vol. 2022


그러니까 다시 말하면 엄마 손이 저린 것은 운전할 때 양손을 핸들 잡고 긴장한 상태가 지속되고 여기저기 다니느라 과로해서 피로가 쌓여서 혈관내 염증도 많이 쌓이고 신경을 압박하여 저린 증상을 느끼게 되므로 산화스트레스를 완화해주고 혈관내 염증을 제거하는 약재들을 통해 손 저림을 완화시키는 것이 목표다. 또한 가슴 답답함도 약간 있다고 했으므로 천궁 향부자 등을 통해서 심혈관계의 순환을 원활히 하도록 하였다.


[추가 티칭]

운전하기 전 후로 스트레칭을 해주고 자기 전에 반신욕 등 순환이 잘 되도록 몸을 이완시키도록 한다.


엄마가 요새 살만 찌고 피곤하다고 하는데 밥 먹고 바로 눕지 말고 걷기 운동도 더 하라고 했지만 과연 지킬지는 모르겠다.


[복용 후 경과]

현재 열흘 정도 복용했다. 가슴 답답함은 사라졌고, 손 저림 증상은 70% 정도는 경감되었다고 한다. 아직 손 저림의 30%가 남아있어서 주말에 친정에 가서 침을 놔드리면 이후 며칠은 손저림이 없다고 한다. 아무래도 침 치료랑 병행하는 것이 좋은데 주말에 시간이 될 때 더 가서 침을 놔드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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