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의 양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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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위험-정신을 가지고 있는 사람만이 소유를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소유는 공적으로 위험한 것이 된다. 즉, 소유가 그에게 보장할 수 있는 한가한 시간을 사용할 줄 모르는 소유자는 항상 소유하기 위해 계속 나아갈 것이다 : 이 노력이 그의 즐거움이고, 권태와의 싸움에서의 그의 전략이다. 그래서 정신적인 사람에게 충분할 만큼의 적당한 소유에서 마침내 진정한 부, 더구나 정신적인 비자립성과 빈곤의 찬란한 결과로서 부가 생겨난다. 이제 부는 그의 궁색한 혈통에서 기대되는 것과는 전혀 다른 것으로 나타나게 된다. 왜냐하면 부는 이제 교양과 예술로 가면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이제 가면을 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Ⅱ』,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김미기 옮김,책세상,2019. p.178)
부는 인간의 오랜 꿈이자 욕망의 대상이었다. 부를 가진다는 것은 단순히 물질적인 풍요를 넘어, 사회적 지위와 성공을 상징하기도 한다. 하지만 부는 동전의 양면과 같이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부를 어떻게 대하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개인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부를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정신적으로 성숙해야 한다는 이 아포리즘에 내재된 뜻은 부의 양면성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공한다. 부는 잘못된 사람의 손에 들어가면 큰 위험이 될 수 있다. 끊임없이 더 많은 부를 추구하는 탐욕은 개인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를 파괴할 수 있다. 역사적으로 부의 불평등이 사회 불안과 혁명의 원인이 된 사례는 수없이 많다.
반면, 정신적으로 성숙한 사람은 부를 단순한 소유물이 아닌, 삶을 풍요롭게 만들 수 있는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 예술과 문화를 향유하고, 사회에 기여하며,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부를 사용할 수 있다. 이러한 사람에게 부는 단순한 물질적인 가치를 넘어, 삶의 의미를 더욱 풍요롭게 만드는 수단이 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부를 가진 사람들 중에서도 정신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그들은 부를 통해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과시하고, 타인을 지배하려는 욕망을 채우려 한다. 마치 가면을 쓰고 있는 것처럼, 부라는 가면 뒤에 진정한 자신을 감추고 살게 된다. 이러한 사람들에게 부는 행복이 아닌 불안과 공허를 가져다준다. 끊임없이 더 많은 것을 탐내고, 소유하기를 원하며, 결국에는 행복에서 멀어지게 된다.
부는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어야 한다. 부를 통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에 대한 명확한 목표가 있어야 한다. 정신적으로 성숙한 사람은 부를 통해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의 삶까지 풍요롭게 만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