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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시영 Aug 21. 2024

책은 거의 인간이 되었다

친구로 다가온 니체의 저서

208.

책은 거의 사람이 되었다 - 책도 그러하지만, 모든 저술가도 책이 자신에게 분리될 때, 자신의 삶을 스스로 계속 살아갈 수 있다는 새로운 사실에 놀란다 ; 그것은 마치 곤충의 일부분이 떨어져 나가서 그 일부분이 자신의 길을 계속 나아가는 듯한 느낌과 흡사하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Ⅰ』,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김미기 옮김, 2019. p.203)


 글쓰기는 창조 행위다. 작가는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언어라는 매체에 담아 세상에 내놓는다. 하지만 작품이 세상에 나가는 순간, 그것은 더 이상 작가만의 것이 아니다. 마치 부모의 품을 떠나 세상으로 나아가는 자식처럼, 작품은 독자들의 손에 넘어가 독자만의 색깔로 물든다.

니체의 글 역시 마찬가지다. 147년 전에 쓰인 그의 책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고 있으며, 각기 다른 해석을 낳고 있다. 니체의 글은 작가와 분리되어 독자들의 마음속에서 새로운 생명을 얻었다. 작가가 의도했던 의미를 넘어, 독자들은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바탕으로 글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간다.

니체의 글을 읽는다는 것은 마치 오래된 친구를 만나는 것과 같다. 마주 앉아 속깊은 이야기를 나누듯, 그의 글은 마음속 깊은 곳에 닿아 공감과 위로를 준다. 그의 날카로운 시선은 내면을 비추는 거울과 같아서, 읽으면서 나의 내면속을 들여다볼 수 있다. 물론 나의 단점과 잘못된 가치관을 지적하는 냉정하고 차가운 친구라서 나를 아프게 하지만 잘 살아가길 바라는 긍정의 힘을 전하는 것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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