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연 속 괴물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Ⅱ

by 이시영

27.

남의 불행을 기뻐하는 마음에 대한 해석 - 남의 불행을 기뻐하는 마음은, 어느 누구든지 자신이 잘 알고 있는 관점에서 나쁜 상태에 처할 수 있다는 것과 걱정이나 후회나 고통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유래한다 : 즉, 남에게 닥쳐온 불행이 그를 자신과 똑같은 위치에 두게 되고 질투를 가라앉히기 때문이다. 이와 반대로 그는 스스로 행복하다고 느낄 경우에도 자신에게 불행이 닥쳐올 때 적용시키기 위해 이웃의 불행을 의식 속에 자본으로 모아두게 된다 : 이렇게 그는 남의 불행을 기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즉 평등을 지향하는 마음은 행운과 우연의 영역에 자신의 척도를 맞추고 있는 것이 다 : 남의 불행을 기뻐하는 마음은 평등의 승리와 회복에 대한가장 비열한 표현이고, 그리고 좀더 고상한 세계 질서를 가진 곳에서도 역시 그러하다. 인간이 다른 사람 속에서 자신과 같은 인간을 관찰 하는 것을 배운 후에, 즉 사회가 건설된 후에 비로소 남의 블행을 기뻐하는 마음이 존재하게 된 것이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Ⅱ』,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김미기 옮김, 책세상, 2020. p.246)


인간이라면 누구나 마음속 깊은 곳에 숨겨둔 불편한 감정 하나쯤은 가지고 있지 않을까.

나는 살면서 종종 알 수 없는 감정과 마주할 때가 있다. 친하지 않은 누군가의 불행한 소식을 접했을 때, 처음에는 안타까움이나 연민을 느끼지만, 마음 한구석에서는 묘한 안도감이 피어오를 때가 있다. 이런 감정은 마치 복잡한 퍼즐 조각처럼 모순되어 보였고, 나는 오랫동안 그 정체를 이해하기 어려웠다.

이러한 감정의 가장 큰 뿌리는 질투심과 상대적 안도감에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우리는 모두 삶의 고통과 불안을 경험한다. 재정적 어려움, 관계의 문제, 건강의 악화 등,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불행의 그림자가 우리를 맴돈다. 이럴 때, 타인의 불행을 보며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나만 힘든 게 아니구나' 하는 안도감을 느낀다. 심지어 나보다 더 잘나 보였던 사람이 불행에 처했을 때, '결국 너도 별수 없구나' 하는 식의 은밀한 만족감을 얻으며 내 안의 질투심을 해소하는 것이다.

나 역시 불안한 미래 앞에서 타인의 불행을 보며 일시적인 위안을 찾으려 했던 적이 있다. 남의 불행을 기뻐하는 마음은 '평등을 지향하는 마음'의 가장 비열한 표현이기도 하다. 이는 단순히 운에 따른 행운과 우연의 영역에 자신의 척도를 맞추고, 타인의 불행을 통해 자신의 상대적 우위를 확인하려는 나약한 인간 본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우리는 끊임없이 스스로의 위치를 확인하고 안정감을 찾으려는 존재이기에, 이러한 비교 심리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

이러한 감정은 단순히 개인적인 차원을 넘어, 사회적 비교와 관계 속에서 발현되는 복잡한 심리다. 타인과 끊임없이 상호작용하고 비교하는 사회 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확인하고, 타인의 행불행을 통해 상대적인 우월감이나 안도감을 느끼는 경향이 생긴다. 이는 단순히 질투심을 넘어, 사회적 지위나 운명의 영역에서 스스로의 불안정한 위치를 확인하고 안정감을 찾으려는 인간의 근원적인 욕구와도 연결된다.

결국, '남의 불행을 기뻐하는 마음'은 인간이 가진 어둡고 복잡한 감정의 한 단면인 것이다.


당신은 이 불편한 그림자와 마주했던 적이 있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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